[한국환경회의 이슈리포트] Vol.5. 기후위기 시대, 항공토건을 멈춰라! (1) 제주 제2공항

관리자
2023-10-23
조회수 186



한국환경회의는 전국 46개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연대기구입니다. 현 정부와 국회의 천인공노할 생태 학살 정책에 깊이 분노하며, 정부와 정치권의 무책임한 환경파괴 정책과 공약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 상황실’을 구성하여 환경 현안 및 총선을 대응합니다.



    뒤틀린 환경정책, 왜곡된 타당성 평가로 얼룩진 제주 제2공항 사업


국정감사 기간이 종료되면 곧 국회가 2024년 예산안을 논의합니다. 국토교통부 예산 프로그램 중 ‘일반공항건설및관리’의 제주 제2공항, 흑산공항 등 지방공항 사업은 거의 매년 불용 처리되고 있습니다. 예산이 불용 처리 되는 것은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계획의 입지 적정성, 타당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이에 더해 수요 예측 과잉 평가 등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 제2공항(이하 제2공항) 위치로 선정된 성산 일대를 비롯한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국에서는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으로 지정되었고, 한라산국립공원을 비롯하여 문섬, 토끼섬, 추자도 해양보호구역 등 다양한 보호구역으로 보전 관리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2015년 제2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 당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현재 운영 중인 제주공항의 시설 개선과 보조 활주로를 활용하여 연간 4,56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제2공항 기본계획에는 제주공항보다 1.5배 큰 100만 평 규모로 연간 3,970만 명 수용을 예측하였습니다. 2023년 현재 1단계 시설개선을 완료한 제주공항은 연간 3,155만 명의 수용력을 갖추게 되어, 추가로 800만 명의 수용력만 확보하면 굳이 제2공항을 건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입니다.


▶ 문제1. 항공기 조류충돌 위험성 축소 평가

공항을 건설하게 되면 피할 수 없는 것이 항공기의 조류충돌입니다.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국내 공항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 피해종’만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기준을 조작했습니다. 국내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 3천여 건 중 피해종이 확인되는 경우는 고작 12%에 불과합니다. 12% 범주의 통계만으로 항공기 조류 충돌 위험성을 축소하여 발표한 것입니다. 또한 충돌시 심각성 평가와 철새도래지에 대한 대책도 부실합니다. 조류충돌은 비단 생태계뿐만 아니라 항공 안전에도 위협을 주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제2공항의 계획은 최소한의 과학적 타당성도 갖추지 않았습니다.


▶ 문제2. 숨골의 가치에 대한 왜곡된 평가

제주의 특별한 지형인 ‘숨골'의 가치를 왜곡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하수 함양과 홍수 예방 기능을 하는 숨골의 보전 가치를 폄하하고,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제2공항이 계획 부지인 성산지역은 하천이 발달하지 않은 지형으로, 숨골과 밑으로 이어진 지하공간이 하천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등으로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숨골을 메우고 대규모 개발을 할 경우 지역주민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 뻔한 일이지만 이에 대한 검토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숨골을 공사로 메웠을 때 발생하는 지하수의 흐름 영향조차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하천이 발달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물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은 성산지역 지하에 물을 받아들여 흘려보내는 용암동굴 등이 형성되어 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제주시민사회는 여러 차례 용암동굴 분포 가능성에 대해 공동 조사를 제안하였으나 국토교통부는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 문제3. 검증 절차 및 주민 의견 무시

제2공항 소음과 경제성 분석 등에도 의문이 있지만 국토교통부가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환경부는 설악산오색케이블카와 더불어 최근 조건부 협의된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대해 사업자의 의견을 들어 전부 비공개하고 있어 국민의 알권리와 환경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 설치와 관련하여 제주도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제주도민의 지지와 동의 없이는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2월 제주도, 제주도의회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반대 의견이 많았음에도 현재까지 사업을 강행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제주도민들은 갈등 해결과 자기결정권 실현을 위해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2023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건설 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동의한 도민이 무려 76.6%에 달합니다. 하지만 주민이 알아야 하는 정보를 비공개 하고,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무시하고 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7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인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부실과 왜곡은 곧 정부의 환경 정책에 대한 철학과 태도에 다름 아닙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절차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당장 제주도민의 의견을 수용해야 합니다. 제주도민이 직접 제주 제2공항 건설을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국회와 감사기관들은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의 적정성과 더불어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된 부실, 왜곡, 조작 의혹을 철저하게 감사하여 그에 따른 정보를 제주도민에게, 국민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항공기는 운송수단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1위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비행기로 승객 1명이 1Km를 이동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85g으로, 이는 버스의 4배, 기차의 20배에 달한다. 기후위기 시대, 항공산업과 공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 이라는 뜻의 플뤼그스캄(Flygskam)이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킨 스웨덴은 자국 내 세 번째로 큰 브롬마공항을 폐쇄했다. 프랑스 하원은 열차로 2시간 30분 이내 도착 가능한 지역에 대해 국내선 여객기 운항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오스트리아 역시  3시간 미만의 국내선 항공편 비행을 금지한 바 있다. 영국 법원은 히드로 공항의 제3활주로 건설 계획이 파리협정에 따른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감축 책무를 위반한다고 판결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신공항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난개발은 물론 기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환경회의 이슈리포트는 기후위기 시대, 역행하는 우리나라의 항공토건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슈리포트 「기후위기 시대, 항공토건을 멈춰라!」

VOL.5       ① 제주 제2공항

11월 예정  ② 가덕도 신공항

11월 예정  ③ 흑산공항


관련 언론보도

“국토부, 은폐논란 ‘ADPi 보고서' 공개… “남북활주로 충돌 우려"”. 2019. 05. 10. 제주의소리

“제주도민 제2공항 건설 ‘반대' 우세… 갈등 지속 전망” 2021. 02. 19. 연합뉴스TV

“제주도민 76.6% “제주2공항 주민투표 실시해야"”. 2023. 07. 31. 프레시안

“지방 공항 14곳 중 11곳 만년적자인데… 8개 더 짓는다고?”. 2023. 10. 11. 파이낸셜뉴스

“국토부는 답하라. 숨골의 보전가치는 무엇인가?”.  2023. 04. 13. 제주환경일보

"제2공항 전략환경평가 조류충돌 위험성 평가는 엉터리". 2023. 04. 04. 헤드라인제주


참고자료

[기자회견문]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중단 촉구 기자회견, 2023.10.10

[소책자]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진실. 2020.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