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국립공원답사후기] 산이 그렇기에 그 산에 가는 것을.. (글과사진, 지성희)

admin
201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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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은 인간의 이용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곳이긴 하지만 또한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해

인간의 이용을 제한한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산’도 아니고 그냥 ‘공원’도 아닌 ‘국립공원’인 것입니다.

따라서 국립공원은 인간의 이용을 위해 모든 시설을 설치 할 수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때론 불편하다고 하죠. 깊은 산속에서 오줌 마렵고 똥마려운데 화장실 없다고 징징거리며 숲에다

큰일까지 보고 그 뒤처리한 것까지 다 버리는 거 종종 보았을 겁니다. 땀 흘렸는데 씻을 데 없다며 계곡물에서

샴푸로 머리도 감고 심지어 목욕도 하지요.

 더러운 짓은 다하면서 자기 몸땡이는 깨끗하고 싶은 드런 인간들...

 

말 그대로 대피하라고 만들어 놓은 대피소에서는 음식 데워먹는 전자렌지도 있었음 하고

높고 깊은 산 속인데 도시의 고기 파는 가게처럼 삼겹살 굽는 연기로 자욱하기도 합니다.

산길이 가파르고 미끄러워서 위험하니 안전을 위해 나무계단도 친절히 만들어 줍니다.

국립공원 곳곳에 무수히 많은 데크를 밟아 보았을 겁니다.

가파르고 미끄러운 것이야 산이면 다 그런 것을..

산에 바위가 있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을... 산이 그렇기에 그 산에 가는 것을...

 

공원이기에 사람이 들어가는 것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관리해야 하나

시설을 놓음으로 해서 사람들을 더 끌어 들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큰 바위와 험한 계곡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것을 고려한 탐방을 하는 것이

국립공원에 드는 기본적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산국립공원 의상봉은 가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꽤 가파른 바위를 올라야 하는 다소 힘든 구간입니다.

그래도 곳곳에 밧줄과 쇠 난간이 설치되어 있고 한번 들어서면 빠져 나갈 길이 없으니 무섭지만 어쨌든 갑니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 데크를 설치했습니다. 의상봉 봉우리 막바지 가파른 바위구간에 번듯하게 데크가 쭈욱 깔렸네요.

 

그래서 그런가.. 나이 드신 분들,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도 많이 오는 곳이 되었습니다.

어떤 탐방객은 이왕 설치하는 거 전체에 다 하지 왜 여기만 했냐고 투덜거리기도 하더군요.

그렇게 계단을 오르고 싶으면 63빌딩 계단을 오르든가..

가파른 바윗길을 가는 것이 이곳의 특징인데 왜 이곳에 와서 안전타령을 하고 데크설치를 요구하는지 답답합니다.

 

 

       

 

 

국녕사쪽 탐방로도 데크를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데크가 일정부분 긍정적 역할을 하기도 하겠지만 왠지 데크로 국립공원을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마치 산의 주인인양 떡하니 앉아 있는 거대한 국녕대불은 무심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바로 옆 산길이 사람들로 인해 무너져 내려도, 거기에 데크를 설치해도 늘 같은 표정..

하늘의 구름만이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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