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인터뷰 - 이현정 회원

admin
20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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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하는 삶을 꿈꾸다

국시모 회원가입서 가지고 언제 한 번 오라던 그녀가 드디어 국시모의 회원이 되었다. 소소한 국시모의 회원모임을 보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이현정 회원을 만났다.
그녀는 일터에서 한 부서의 팀장으로, 집에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사랑하는 남편의 아내로, 자신의 꿈을 놓치지 않으려는 이현정으로 살아가는 평범하지만 쉽지 않은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우리는 언니 동생 사이이다.)

보경] 정말 오랜만이에요. 이곳이 언니가 일하는 곳이군요. 매번 들었으면서도 잊어요. 어떤 일을 하나요?
현정] 함께일하는재단 이라는 공익재단에서 사회적기업육성사업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8년이 되었네.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 소기업비즈니스성장지원사업 등을 거쳐 지금의 업무를 보고 있어. 모두 비슷한 성격의 사업이야.
지금 부서에서는 사회적경제 틀을 마련하고 이에 진입하려는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진행해. 기업을 선발하고 그들에게 창업 공간, 사업자금 등을 지원하고 멘토링을 하지. 공신 강성태 알지? 공신도 이곳 출신이야.
그러다보니 기업 미팅이 잦아. 마이크 잡고 설명해야할 때도 많고. 능숙하지 않고 여전히 떨리기도 하지만 그런 일이 좋아. 활동적인 일이 나한테 잘 맞아. 그런데 요즘 허리도 아프고 몸이 좀 지치네.


사회적기업육성사업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는 모습

보경] 지난번에 만났을 때 이직 고민하셨잖아요. 여전히?
현정] 응. 나는 일 하는 것이 좋고 이 일도 참 좋은데. 다른 곳에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네.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못 가지는 것도 그렇고 내 삶이 없이 소진되는 기분도 들고. 점점 내가 꿈꾸던 일을 잊어가는 것 같거든. 몸이 아프니 더 그런 것도 있고.
사실 결정적인 계기는 노조활동을 하면서였던 것 같아. 2012년 12월 첫 부당해고가 발생하고 2016년 12월 대법원 판례가 있기까지 긴 시간을 옆에서 바라보며 지쳤어. 물론 재단은 몇 억을 물었지만 사과는 여전히 없는 상태야. 그런 모습에 마음이 떠나게 되었어.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이런 일을 하며 현재 이곳만큼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또 찾기가 어려워서 나 역시 쉽게 그만두지는 못하고 있네.
무언가 버리고 놓아야 또 얻을 텐데 아직은 그 결정이 쉽지가 않아. 나 혼자가 아니라 내가 책임져야할 것들이 늘어나다보니 그런가봐.

보경] 언니가 좋아한다는 지금의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고 어떤 즐거움을 주나요?
현정] 사회문제에는 늘 관심이 많았어. 그 중에서도 대학 때부터 국제개발은 나에게 흥미로운 분야였고.
국제개발에 흥미를 가져 라오스에서 지역 활동을 하다가 소셜엔터프라이즈라는 개념을 접했고 우리나라에 돌아와 그것과는 조금 성격이 다른 사회적기업에 대해 더 공부하게 되었어.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내 활동을 통해 그러한 것들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좋아. 엉망진창인 기업이 내 멘토링을 받고 사회적 미션을 재정립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는 걸 보면 뿌듯해.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기업들이니깐. 실질적으로 법이 바뀌기도 하고 사회가 변화되는 모습을 볼 때면 참 좋아.


두 딸, 도은이 우림이와의 시간

보경] 새로운 곳에서 조금 여유롭게 일을 하게 된다면 어떤 삶을 원하세요?
현정] 지금은 도은이 우림이를 아침에는 아이돌보미 선생님, 오전에 어린이집, 오후에 엄마에게 부탁드리고 있어. 감사한 일이지. 두 아이를 낳고 1년씩 육아휴직을 했었는데 솔직히 나는 일하는 것이 더 좋긴 해. 아이들과 조금 더 여유 있게 온전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이직을 원하면서도 육아만 하던 시절로 돌아가라고 하면 고개를 젓게 되는 것도 사실이야. 아무튼 아이들과의 시간은 늘 간절하지.
또 하나는 나도 엄연히 사회적경제 활동가인데 삶속에서의 활동, 참여가 어려운 것이 답답해. 삶 속에서 활동을 해나가고 싶은데 현재는 일과 집,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어.
좀 쉬고 싶어. 휴식.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쉼이 필요해. 그러고 나서 공부도 하고 싶고.

보경] 국시모에서 좀 쉬어가요! ^^ 국시모의 손, 어찌 잡게 되었나요?!
현정] 사실 국시모가 뭘 하는 곳인지 잘 몰랐고 네가 오래 일한 곳이란 것. 사실 그 자체로 의미 있게 느껴졌어. 내가 해외에 나갔다 와도, 여러 곳에서 이런 저런 일을 할 때에도 너는 거기에 있더라고. 하하.
어쨌든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된다는 사실에 놀랐고 정말 힘들겠다, 대단하다 싶었지.
그리고 처음 관심이 갔던 활동은 밥상모임. 이제 안하지? 소소하더라. 어떤 활동이건 간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갖는다는 게 나로서는 신기하고 그러한 활동으로 단체가 이어진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 사회복지 이런 쪽과는 또 다르잖아.
여전히 잘 모르지만 그렇게 국시모와 연을 맺은 것 같아.

보경] 그렇다면 평소 환경에 대한 특별한 인식(?)은 없고요? 환경을 위한 노력이 있다면요?
현정] 음.. 사실 대단한 노력은 모르겠고. 린스를 사용하지 않는다거나 비누칠은 최소화하려는 것, 일회용 빨대 대신 스테인리스 빨대를 가지고 다니는 것 정도. 텀블러도 오래 쓰고 있고. 우리가 자원을 덜 쓰는 게 핵심인거 같거든. 텀블러도 에코백도 열 댓 개 있으면 의미 없잖아.
환경은 사실 굉장히 크고 중요한 이슈인데 나 역시 생활에서 애쓰지 못하고 있어. 환경에서 파생되는 먹을거리도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실은 아이들에게 조리되어 나오는 것을 많이 먹이고 말이지.
어쨌든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해 산을 훼손하고 평창올림픽을 위해 가리왕산의 나무를 베어버리는 행위가 잘못되었다는 건 알아. 기본적으로 보전해야하는 가치가 훨씬 앞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해가 가질 않아.

보경] 그죠. 산에는 자주 가요? 기억에 남는 국립공원 있나요?
현정] 아니, 잘 안가고 못가네. 아이들이 있어 그렇다는 건 핑계이려나. 걷는 것도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기는 해. 근데 산은 그냥 바라보는 게 좋더라고 난.

보경] 지금 이 순간. 뭐 하고 싶어요?
현정] 그냥 떠나고 싶어. 참 바쁘게 살았던 거 같아. 일하고 결혼하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예전에 라오스에 있을 때를 떠올려 보면 외롭기도 했지만 걱정이 없었어. 지금은 생각할게 너무 많아서 힘들어.
그리고 무엇보다 삶 속에서 활동할 수 있는 활동가로 살아가고 싶어.
아까도 말했지만 일단 휴식이 필요해. 몸이 건강해야 정신이 건강하다는 말에 공감해. 100%로 일하고 싶지 않아. 80%를 일해도 나는 참 잘해내고 있더라고.


그녀가 인생에서 손에 꼽는 순간이라던 라오스에서의 활동 모습(2007)

고민도 많고 불만도 잘 토로하는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투정부리는 사람은 아니다. ‘어찌됐건 난 잘 될 거다’라는 기본적으로 낙천적인 성격 덕분인가보다.
80%라고 말하지만 실은 120%의 기운을 끌어 모아 살아가고 있는 이현정 회원이 국립공원을 바라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고 휴식을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그 기운으로 자신이 원하는 활동하는 삶 속으로 다가서고 걸어 나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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