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 탐방로, 경험의 통로로의 첫걸음 (글/ 최윤호 집행위원)

admin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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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국립공원공단(이하 공단)에서 드디어 무장애탐방로에 대한 연구를 발주했다. 1987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설립된 이후 무장애탐방로에 대한 사실상 첫 번째 연구로서 헌법 제10조에 제시된 행복추구권의 달성이자 공단의 사회적 책무를 이행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연구이다.
국립공원의 무장애탐방로에 대해서는 연구를 통해 다양한 현황과 개선방안이 도출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감안해 현황을 파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무장애탐방로의 절대량 부족이다.
2019년 현재 국립공원의 탐방로는 총 2,043.08㎞(618개 구간)로 그 밀도는 약 5.14m/ha이다. 이 중 무장애탐방로는 총 45.3㎞(47개 구간)으로 약 2.2% 정도이다. 무장애탐방로의 양이 적절한가에 대한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전체 구간이 47개 구간이며, 총 거리가 45.3㎞라는 것은 1개소당 평균 거리가 1㎞가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로 무장애탐방로 중 지리산국립공원의 화엄사-연기암 구간 3.9㎞, 소백산국립공원 죽령옛길 2.9㎞, 내장산국립공원의 내장매표소-내장사부도전까지 구간 2.1㎞, 주왕산국립공원 대전사입구-용추폭포(제1폭포) 2.0㎞ 등 4개 구간을 제외하면 평균 거리는 0.8㎞에 불과하다. 무장애탐방로의 효용성이나 품질을 논하기에 앞서 절대량의 부족으로 인해 장애인의 이용을 기대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둘째, 무장애탐방로의 위치로 인한 한계이다.
대부분의 무장애탐방로가 국립공원 탐방로의 진입구간에 위치하고 있고 국립공원 내 계곡지역 중 가장 완만한 경계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무장애탐방로를 계획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탐방로 노선 중에서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보완해 조성하고 있다. 국립공원의 생태적 가치가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공원구역 구역 내 우수한 생태계를 탐방할 수 있는 상황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무장애탐방로 기준의 부재이다.
이는 현재 모든 무장애탐방로에 적용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립공원 내 무장애탐방로 대부분이 적절한 기준에 의거해 조성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장애탐방로는 탐방로의 이용에 제약이 거의 없는 시설임에도 상당수 무장애탐방로에서 적절하지 못한 선형, 적절하지 못한 시설, 적절하지 못한 재료가 사용되고 있으며, 시설의 설치가 부적절하게 이루어지기도 하며, 적절한 안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실례로 휠체어 이용자를 위해 조성된 무장애탐방로 구간에 시설된 배수시설이 휠체어의 이동방향에 맞춰 설치되거나 야자매트를 설치하거나 돌깔기 공법이 적용되는 등 무장애탐방로에 부적절한 공법과 시설이 적용되는 사례를 볼 수 있었다.

넷째, 무장애탐방로에 대한 상상력의 부재이다.
무장애탐방로가 지금의 여러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무장애탐방로에 대한 깊은 고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민과 더불어 보다 적극적으로 무장애탐방로에 대한 상상력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 장애인에게 보다 다양한 체험과 경관을 보여줄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무장애탐방로는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무장애탐방로가 장애인만을 위한 이용의 공간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장애인의 이용 자체가 불편할 정도로 이용자가 많은 현재의 상황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 최윤호 박사님은 백두대간숲연구소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 중입니다. 국시모 집행위원이며, 현재 ‘국립공원 무장애 탐방로 개선방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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