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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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20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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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은 광주시민의 염원을 담아 무등산도립공원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지 5년이 되는 달이었다.
국립공원 지정 후 정상부 복원, 공원시설 정비, 생태탐방연수원 운영 등의 공원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주상절리대가 세계적인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그로부터 또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무등산 정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광주시민들에게는 각별한 국립공원, 무등산이다.
이러한 무등산국립공원에는 현재 풀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지정 당시부터 문제가 되었으나 대상지 선정 등의 문제로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인 정상부 공군방공포대와 중봉 및 장불재 일원의 방송·통신탑 이전과 복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인공조림지와 외래종에 대한 대책과 관리, 신규 지정 국립공원에서 드러나는 과도한 탐방로, 평두메습지 등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의 공유화 등 사유지 관리의 문제 등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는 오는 7월에 약 2주 동안 치러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간 중 운영할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도입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금은 개발이 아닌 앞서 언급한 문제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 무등산의 자연성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임에도 광주시가 이용과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국립공원 관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사유지 매입과 국립공원의 존재이유인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공원 내 보전계획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이 필요한 지금 시점에 말이다.
광주전남녹색연합의 대표이자 국시모의 오랜 회원인 김영선 박사를 만나 국립공원관리 차원에서 무등산국립공원의 지난 5년을 살펴보았다.
김영선 박사는 주로 정상부 훼손지의 복구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왔지만 지정 당시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봐온 평두메습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여 우리의 이야기는 무등산 내 최대 묵논습지인 평두메습지에서 이루어졌다.


김영선 박사(좌)와 정인철 사무국장이 평두메습지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 북한산 아래에도 5천평 정도 되는 진관동습지가 있는데, 평두메습지는 그 규모가 엄청나네요 박사님.
김) 64,000㎡로 약 2만평에 달해요. 국립공원 내 계곡부에 위치하며 상수원보호구역이기도 합니다. 국립공원 지정 후 진행된 2013년 자연자원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유류, 조류, 양서류, 어류, 저서무척추동물, 고등균류 등이 다양하게 분포하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환경을 지닌 장소예요. 북방산개구리 최대 산란지이기도 합니다.
평두메습지 보전이 곧 무등산국립공원의 생물다양성 보전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죠.

 
무등산국립공원 평두메습지

국) 습지 초입에 양서류 로드킬 방지 팬스를 봤어요. 상류부 지역 곳곳에 농작물 경작의 모습도 보았고요. 이곳도 사유지인가요?
김) 맞아요. 무등산국립공원 지정 당시 70%에 달하던 사유지 중 이곳도 포함되어 있죠. 주변 사찰 출입차량으로 양서류 로드킬이 빈번히 발생하고 습지 상류부에는 경작지가 있어 비료 등이 토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무등산국립공원 사무소는 팬스를 설치하고 평두메 지역주민들과 MOU를 체결해 비료사용을 줄이는 등의 제안을 해왔습니다.
다만 앞서 말했듯 이곳은 큰 규모의 면적뿐 아니라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아닌 사유지 매입과 같은 적극적인 보전관리가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실제 제1차 무등산국립공원 보전·관리계획을 보면 토지매수 우선순위, 생태계 복원 기본 구상도 등이 계획되어 있고 6년에 걸쳐 40억을 들여 사유지 매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별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예산과 계획 역시 수립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국)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우선 습지를 온전히 파악해야겠네요. 지정 후 모니터링은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김) 보전·관리계획에도 복원사업과 모니터링을 위한 예산과 계획은 명시되어 있어요. (복원사업에 35억, 1년에 1회 정밀조사 2천만 원)
저 역시 무등산국립공원 지정 후 정상부 훼손지 복구에 힘을 쏟았던 터라 이것이 실제로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2016년 습지식물 조사가 이루어졌고, 그 후 매년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모니터링은 공원을 관리하는 공단이 습지의 가치를 알고 담당자가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느냐 역시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역시 습지 내 생물종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으니 사유지 매입을 위한 설득이나 보전을 위한 제안을 하는데 한계가 있어 올해는 평두메습지를 살피려합니다.
매년 생물종별 모니터링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올해 국시모도 함께 조사하시죠! ^^

국) 국립공원 내 사유지 매입은 신규 국립공원과는 뗄 수 없는 문제군요?
김) 그렇죠. 201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도 그렇고 앞으로 지정될 신규 국립공원의 경우 모두 사유지 문제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실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일정 기간 동안 매해 투입되는 수백억의 예산은 사유지매입에 상당 부분이 집행되어야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무등산국립공원이 지정된 지 5년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부담으로 다가오겠지만 차분하게 그 동안의 공원관리에 대해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유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다른 국립공원 관리에 있어서도 그 지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 그렇다면 지정 후 곁에서 무등산국립공원을 연구하고 조사한 박사님의 입장에서 지난 5년간의 공원 관리는 어떠했다고 생각하나요? 잘 했나요?
김) 중머리재 정상부 훼손지 복원을 생각해봅니다. 탐방인원을 분산하기 위한 복원 설계, 주변 식생과 지형을 복원시키는 공법을 통해 복원공사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에 시간이 더해져 회복을 해나가겠죠. 중봉 훼손지는 복원공사 후 23년이 지나고 20%가 회복되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1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
국립공원 지정 후 무등산 관리를 평가하는 것 역시 당장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보전·관리계획을 바탕으로 어떻게 관리되고 보전되어 왔는지에 대한 점검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진단을 통해 얻어지는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해야할 것입니다.
국립공원은 그 생태적 가치가 우수해 나라에서 지정한 공원입니다. 관리주체인 환경부가 나서서 지정 후 5년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등산국립공원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애정은 각별하다. 지정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나 이들 역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답답함을 토로한다.
무등산국립공원은 지금 개발과 이용이 아닌 국립공원다운 자연성을 간직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부족하다면 이를 복원해야할 때이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지정 후 변화상이 무엇이며 공원관리 차원에서 보전·관리계획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진단하는 과정이다.
모두의 염원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을 위해, 앞으로 지정될 새로운 국립공원을 위해 우리가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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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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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계속됐던 흑산 공항 심의가 중단됐다. 환경부는 사업자 서울지방항공청이 심의안건을 철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립공원위원회 민간위원 13명 전원이 환경부 조치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고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 위원회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심의중단 이틀 만에 환경부 장관이 경질됐다. 언론과 정치권은 사업을 반대한 장관과 청와대, 총리실 등의 갈등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듯 흑산 공항을 두고 온갖 논쟁과 갈등이 공전 중에 있다. 도대체 어떤 사업이기에 이 같은 논란을 만드는 것일까? 지난 경과에서 그 원인구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시작은 2008년 동·서·남해안특별법 제정부터라 할 수 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해당법을 제정하면서 국립공원에도 경비행장 건설이 가능하도록 제안했고, 환경부는 이를 수용했다. 자연공원법이 개정되면서 흑산도 경비행장을 추진 중이던 신안군에게는 법적 근거가 생겼다. 이후 사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소형공항으로 형태가 바뀌었다. 2010년에 환경부는 또다시 소형공항을 반영한 자연공원법을 개정했다. 정치권에서 관심이 발아된 것은 2014년 이낙연 전남지사가 당선되고부터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흑산 공항 건설을 섬 관광 발전의 중요과제로 주문하며 중앙정부에도 계속된 지원을 요청했다. 2015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선전하며 현재까지 흑산 공항건설을 찬성해온 박지원, 김동철, 주승용 등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국토부는 이런 정치적 배경을 등에 업고 2016년 11월에 흑산 공항 건설계획을 국립공원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경제성 부실과 환경파괴 논란으로 심의가 보류되었다. 이때까지는 이명박 정부의 대규모 규제완화정책에 협력해 자연공원법을 개정하고 사업추진근거를 제공한 환경부를 1차 갈등의 진원지라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2017년 5월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이낙연 총리에 이어 시민단체 출신의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임명되었다. 김 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설악산케이블카, 흑산 공항 등 국립공원개발에 대한 엄격한 제한을 예고했다. 이 시기에 행정부 내 흑산 공항추진을 두고 긴장감이 감돈다는 전언이 파다했다. 이 같은 기류변화가 본격적인 갈등으로 표면화된 것이 6월 지방선거였다. 전남권 정치인들이 흑산 공항을 정치 이슈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호남홀대론, 환경부 장관에게 보내는 편지, 청와대 개입설, 국립공원위원회 의도적 상정 방해 등 사업본질을 벗어난 논란을 야기했다. 이때부터 총리vs환경부 장관이라는 대립구도가 만들어졌고,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주민생존권과 환경단체 철새보전론이 연일 보도되면서 대립을 위한 대립 구도가 만들어졌다. 행정부 내 갈등관리 부재와 선거 활용을 위한 정치인들의 개입, 사회적으로도 찬반구도가 생성되면서 흑산 공항은 완전히 새로운 갈등이슈로 확전되었다.

그리고 지난 7월 20일, 국립공원위원회가 재개최되었다. 심의과정에서 경제성과 안전성, 환경성 부실 논란이 계속됐다. 정상적인 심의일 수 없었다. 갈등에 갈등이 더해진 상태였다. 계속심의 결정으로 9월 19일 재재개최된 국립공원위원회는 10시간 논의에도 불구하고, 어떤 결론도 내지 못했다. 하루 전 사업자가 심의연기를 요청한 건 등 민간위원들은 모든 안건을 표결요구 했지만, 정부위원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래도 10월 5일 전 심의를 속행할 것을 전제로 회의는 정회되었다. 여기까지가 끝이었다. 회의는 속행되지 않았고, 다음날 환경부 장관이 경질됐다. 결과적으로 사업자가 원했던 심의연기만 받아들여진 꼴이 됐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대안 논의는 펼쳐지지도 않았다. 현재로서는 흑산 공항심의가 언제 다뤄질지도 알 수 없다. 꼬인 갈등 해소 없이는 또 다른 논쟁이 예견될 뿐이다. 작금의 상황은 부당한 정치개입과 이해관계의 충돌이 맞물려 독립적인 결정이 차단된 상황으로 ‘불화’만을 남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갈등을 생성한 주체는 분명히 정부와 정치였다. 촛불 정부는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했다는 것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갈등을 엮어버린 정치적 얼개를 해소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립공원위원회가 자연공원법에 기초한 원칙과 주어진 권한으로 충실한 심의를 할 수 있다. 국립공원위원회의 독립성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작성일: 2018년 9월)

 
2018년 9월 19일 국립공원위원회 심의가 열리기 전 여러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흑산공항건설사업 부결을 외치고 있다. ⓒ환경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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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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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나라에 해상해안국립공원은 모두 4곳입니다. 내륙과 해안의 아름다운 경관과 풍부한 생태적 가치를 품은 곳이지만 국립공원의 위상에 걸맞은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태안에서 노년을 보내고 싶다는 국시모 집행위원이신 서종철 교수님과 우리나라 해상해안국립공원이 앞으로 바라봐야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Q. 교수님! 현재 해상해안국립공원의 관리은 잘되고 있는 것인지요?  
잘하는 점! 최근들어 환경부나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해상해안국립공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건 맞아요. 해양센터가 만들어지고 전문인력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과거에 비하면 고무적인 일이죠. 연구선도 확보하고, 자연자원조사에 대한 전문성확보를 위한 노력도 개선되고 있는 것 같아요. 유사기관인 해양관리공단과 비교해보더라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보전마인드가 높은건 인정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점! 다만,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해 보여요. 유사기관에 비해 올바른 방향성을 가진 것은 맞지만, 공원별 특성에 맞는 하드웨어는 아직 갖춰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에요. 정책적으로 개선해야할 부분도 많아요. 초기 면적 총량제를 선택하다보니 실제 보호해야할 지역들은 빼고, 해양면적만 확보한 것이 대표적이에요. 연안과 해양 중 연안을 포기하고 해양만을 선택했다는 의미입니다.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을 회피한 측면이 있었어요. 앞으로! 이제 공존방안을 마련하고, 지역주민들과 소통해야해요. 연안과 해양이 연결되는 해상해안국립공원이 연결성을 가져야합니다. 국제적으로도 해상해안국립공원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어요.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로 이해당사자들과 협력하고, 지원방안들을 모색해야한다고 생각해요.

Q. 부족한 점을 좀 더 과감히 말씀해주신다면?
점수로 평가! 육상에 위치한 국립공원과는 달리 해상해안국립공원만 점수를 준다면 30점인 것 같아요(갑자기 평가가 과감해지신 교수님;;). 국립공원관리공단 조직 내에서도 해상해안국립공원에 대한 이해도가 차이가 크다고 봐요. 관리자 측면에서는 갈등요소를 극복해야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인데, 회피하는 경우가 많아요. 쉽게 말해 문제없는 쪽으로 관리역량이 쏠리면서 자연스럽게 이용수요가 증가하는 지역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죠. 보존해야할 곳을 보존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강조! 또한 해상해안에 맞는 전문 인력이 너무 없어요. 보직특성과 현장이 연결되지 못해 시스템을 갖출 수가 없다는 한계를 보이고 있어요. 육상과 해상해안은 많은 것이 달라요. 높은 스펙의 전문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지속적으로 해상해안에 집중할 수 있는 이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분들이 세밀한 관리방안을 모색하며 연구수행이 가능하도록 근무여건을 보장해야해요. 정책적인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육상과 해상해안이 다르다는 말을 계속했잖아요. 용도지구라는 것이 있어요. 자연보존지구, 환경지구, 문화유산지구, 마을지구 등을 말합니다. 그런데 해상해안은 보전지구가 없어요. 그럼 보전가치가 없다고 인식할 수 있잖아요. 그럼? 국립공원이 아니잖아요. 육상의 관리모델을 해상해안에 적용시켜 발생한 문제에요. 자연보존지구를 만들면 해결되는지 물었잖아요. 마찬가지일거에요. 해상과 해안의 특성에 맞는 용도지구를 적용해야 해요. 수중까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조금더 강조! 조금 더 이야기해볼게요. 육상에서 할 수 있는 행위와 해상에서 할 수 있는 행위가 다르잖아요. 크게는 두 가지요. 생계행위와 레저 행위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생계행위는 적정선을 두고 적정량을 허용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깊이 있는 연구가 되어있지 않아요. 예를 들어볼게요. 앞으로 해상해안국립공원에도 자연보존지구를 지정하고 싶다. 그런데 그 지역에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주민들이 있다. 그 분들의 생계행위를 규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추가적인 허용만 제한하면 관습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서로 양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소통! 서로 절충할 수 있는 소통이 보호지역관리와 지역주민관계에 있어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유기적인 행정이 부족해요. 그리고 레저행위에 대한 이야기에요. 갈수록 해상해안지역에서의 레저 활동은 증가될 수밖에 없어요. 지금도 낚시나 다이빙으로 포획하는 행위들이 문제가 되고 있어요. 보전지구와 레저가 가능한 지구를 엄격하게 분리해줘야 해요. 해양에는 어류 등 이동성 생물과 산호 등 정착성 생물이 서식하잖아요. 생태계 특성에 맞는 관리와 이용방법을 먼저 확정하고, 각각의 틈에 허용 가능한 레저 활동을 선정해야해요. 적절한 경계선이 필요한 것이지요. 핵심은 카테고리에요. 복잡해도 괜찮습니다. 시작이 반이다! 그런데 유관기관들은 복잡한 것을 싫어해요. 탓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앞으로 더 잘된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예요. 문제는 시작이죠. 아직은 고민 중이라고 봐요. 갈등을 극복해야하는 부담이 있는 것이죠.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 모두 충분한 역량이 있는 기관들이라 생각해요. 기대를 놓지는 말아야죠. 말이 길었죠?ㅎ

Q. 교수님! 추가로 지정할 만한 해상해안국립공원이 있다면?
갯벌이죠! 우리나라에서는 국립공원을 지정할 때 경관적 가치를 굉장히 중요시해요. 외국에 많은 곳을 가봤어요. 경관이 좋지 않아도 생물다양성을 고려한 보호지역들이 많아요. 그렇다면 국내 생물다양성이 높고 국립공원제도를 통해 보호 관리할 곳은 단 한곳뿐이에요. 바로 갯벌이죠. 전 세계 전문가들도 우리나라 갯벌을 보고 감탄해요. 정말 감탄을 해요. 하루 두 번 물이 빠지고 들며 다이내믹하고 치열한 생태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전 세계가 주목! 우리나라 갯벌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생태계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제대로 된 관리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게 아이러니해요. 과거 새만금 등 간척사업과 개발로 파괴된 갯벌들을 보면 뼈아프죠. 최근에 환경부도 갯벌국립공원지정을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나 쉽지 않은 거죠. 앞선 이야기와 마찬가지에요. 결국은 지역주민. 그들과 어떻게 소통하며, 사전에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느냐는 것이죠. 보호지역 지정관리에 핵심은 무조건 소통이에요. 그렇다면 현재 가능할 수 있는 대상지는 강화갯벌과 신안갯벌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 강조해도 될 만큼 전 세계적인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Q. 교수님! 해상해안국립공원 보전을 국민들과 함께 하려면?
제 생각은 이래요.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놀러가요. 바다와 섬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데, 사람들이 찾는 곳은 국립공원에서 전부 배척시켰어요. 충돌. 결국 갈등요소를 배척시킨 것이에요. 내가 놀러온 곳이 국립공원이라고 생각하며 즐기게 해줘야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그냥 노는 곳이에요. 느낌! 이곳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도 사람이 즐길 수 있고, 그곳의 생태계도 지켜질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그래서 대중인식증진활동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민들이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안에서 가치를 알아야 해요. 전해줘야해요. 그래야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교수님! 마지막으로 최근 흑산 공항이 논란이 되고 있어요. 교수님은 어떻게 바라보세요?
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흑산 공항은 경제성과 안전성, 환경성 모두 문제가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해요. 어렵게 이야기 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립공원에 공항을 설치하겠다는 접근에서 이미 문제가 발생한 것이에요. 저는 흑산도에 많이 가봤어요. 지형전문가이다보니, 경관적 가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공항설치 지역은 흑산도에서 경관적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이에요. 경제성 과다예측과 지역주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없다는 평가는 이미 언론에서 다 되었다고 봐요. 기상에 취약하다는 것도요. 저는 환경성만 가지고도 흑산 공항은 설치해서 안 된다고 봐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흑산도에서 가장 경관가치가 높은 곳이에요. 그 이유면 충분치 않나요?

* 서종철 교수님은 대구가톨릭대 사범대에서 지리교육을 강의하시며 국시모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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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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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지난 4월 27일 개최되었습니다. 그날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도보다리에서 두 정상이 대화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정상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내용이 궁금했겠지만 Soundscape Ecology(소리생태학)를 연구하는 저의 관심사는 그 장면에서 들리는 주변의 새소리였습니다. 당시 30분 정도의 짧은 영상에서 들리는 새소리는 직박구리, 박새류, 청딱따구리, 흰배지빠귀 등 10여종이 넘었습니다.
만약, 도보다리 대담을 할 당시에 새소리 이외에 자동차 소리, 전투기 날아가는 소리, 사람들 웅성대는 소리 등이 배경음으로 들렸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지금의 영상보다는 평화로움이 덜 부각되었을 것입니다. 다소 예민한 사람들은 불쾌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 두 정상의 도보다리 회담이 비무장지대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연성이 좋아 보호하고 있는 국립공원에서 개최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날 수 있었을까요? 설악산국립공원?, 지리산국립공원?, 북한산국립공원?... 안타깝게도 그럴만한 지역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예상컨대, 남북정상이 국립공원에서 1시간 정도 회담을 했다면, 적어도 헬리콥터, 전투기 굉음으로 인해 한두 차례 대화를 멈추어야 했을 것이고, 국립공원 관통도로 자동차 소음이 배경음으로 낮게 깔렸을 것이며, 단체관광객들의 북적거리는 소리, 상가의 음악소리가 곳곳에서 들렸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항상 국립공원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물들은 소음을 어떻게 느낄까요? 소음에 생물들이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으니 큰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시끄러운 곳에 남아 있다고 해서 영향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 연구결과를 보면 소음환경에 살아가는 생물들은 번식력이 떨어지거나, 이상행동을 나타낸다는 보고가 있어왔습니다. 인간사회를 보아도 철로변이나 공항 주변 등 소음이 심한 곳에 살아가는 분들이 그곳을 원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국립공원 소음은 그곳을 찾는 탐방객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가 국립공원을 찾는 이유는 그간 도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도보다리와 같은 자연의 평온함을 느끼려는 것인데 막상 가보면 진정한 자연의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나 가장 국립공원다운 자연을 체험하기 위해 예약 방문하는 고지대 대피소에서조차 발전기 소음, 헬기 소음, 취객들의 고성방가로 불쾌감을 느끼곤 합니다.

자연의 소리는 자원입니다. 계곡을 울리는 까막딱다구리 드러밍 소리, 팔색조 우는 소리, 산개구리 합창 소리 등 생물소리와 십이선녀탕 맑은 물소리, 비룡폭포의 시원한 폭포소리, 무등산 너덜지대 돌 밟는 소리 등 환경소리는 국립공원이기에 들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자연자원입니다. 국립공원 내 사찰 불경소리, 북소리 등도 한국 국립공원만의 특이한 소리로 우리가 소중히 해야 할 문화자원입니다. 우리는 국립공원의 식물, 동물을 아끼듯이 자연의 소리도 후대에게 잘 남겨줄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한반도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국민들뿐만 아니라 우리네 자연환경에도 유익한 일입니다. 그간 국립공원 상공을 날아다니던 전투기들과 고지대 군부대들도 이제는 자연에게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남북 두 정상이 도보다리에서 느꼈던 자연의 평온함을 국립공원에서도 느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기경석 교수님은 상지대학교에서 근무하며, 국시모 학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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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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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달가슴곰 KM-53(오삼이)이 세 번째로 수도산을 향해 이동하던 중에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동물이동권 보장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안겨준 오삼이를 만나서 요즘 근황과 고민거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담을 통해 최근 논란 중인 종 복원사업을 진단하고 개선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오삼이는 본인뿐 아니라, 반달가슴곰들이 지리산을 벗어나는 행동은 본능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제 거시적인 정책발표와 홍보에만 치중하지 말고, 실제 서식환경을 개선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줄 것도 요구했습니다. 다음은 반달가슴곰 오삼이와의 대담 요약(해당 글은 지난 5월 4일 반달가슴곰 2단계 복원정책수립을 위한 전략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오삼이의 시선에서 각색한 것입니다).

고속버스와 충돌하는 아찔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당시 상황이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아요. 저와 부딪힌 게 고속버스였다는 것도 최근에야 들었어요. 지난 두 번의 이동 중에도 건넜던 도로여서 큰 고민 없이 발을 내디딘 것 같아요.
다행히 추돌상황에서 버스가 차로를 이탈하지 않았다고 해요. 버스 기사님도 많이 놀라셨을 텐데,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에요. 저는 당시 사고로 왼쪽 앞다리 어깨부터 팔꿈치 사이 복합골절 부위를 수술했고, 지금은 많이 회복된 상황이에요. 곧 나무도 오를 수 있을 만큼의 근력이 회복될 것이라고 들었어요.

벌써 수도산으로 세 번째 이동이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처음엔 호기심이었어요. 한 2년 지리산에서 지내다 보니 답답하기도 했고요. 잠깐만 다녀오려 했어요. 하루 10㎞씩 이동해 왕복으로 다녀오면 한 달이면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어요. 보는 눈이 많아 신중히 움직였는데, 초코파이 먹는 모습이 촬영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너무 맛있어서 주변을 신경 쓰지 않았다가 본의 아니게 알려지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제가 수도산으로 이동한 이유가 먹는 문제 때문일 거라고 많이들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첫인상이 중요한데 먹방 이미지만 부각 된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해요.
그런데 너무 큰 의미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해요. 왜냐면 저희에겐 그냥 자연스러운 행동이에요. 처음 제가 수도산으로 이동할 때 나이가 두 살이었어요. 저도 독립할 나이였고, 본능적으로 행동반경을 넓혀야겠다고 판단한 것이에요. 다른 형과 누나들도 저 이전에 지리산 주변 백운산이나, 덕유산 쪽으로 행동반경을 넓히는 상황에 있었어요. 제가 좀 멀리 이동한 것뿐이에요.

그래도 100km 넘은 거리를 홀로 이동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는지?
사실 저희는 맘먹으면 하루에도 수십㎞를 이동할 수 있어요. 미국 국립공원에 사는 친구들은 한번에 100㎞가까이 이동한다고도 들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혼자 이동하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기 때문에 외롭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야 하고 수십 개가 넘는 도로를 건너야 한다는 것은 큰 벽이에요. 제가 솔직히 특별한 존재이긴 하잖아요. 야생에서 사람들이 저를 만나면 놀라실 것이 뻔하고... 로드킬을 당할까 무서웠던 건 사실이에요.

로드킬이 발생하는 1차 책임은 사람들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사실 그렇기는 해요. 그렇다고 저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제 아버지의 아버지들까지는 로드킬 걱정은 안 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그때는 차가 많았던 것도 아니고, 도로가 많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그 시절에는 밀렵이 더 위험했다고 들었어요.
최근 생태이동통로를 말하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생태통로를 통해 이동하면 안전하지 않느냐고 말씀들을 하세요. 그런데 저희는 솔직히 그게 뭔지 잘 몰라요. 오히려 야생동물들이 나올 만한 도로를 운전할 때는 로드킬을 의식해 속도만이라도 줄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멀리 차가 오면 잠시 멈칫하고 지켜보거든요. 그런데 밤에는 좀 달라요. 거리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서 사고를 당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죄송하게도 사람들이 신경 써 주시는 것 말고는 딱히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종 복원사업에 대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먼저 올 봄에 동생들 8마리가 야생에서 태어났어요. 너무 귀여운 친구들이에요. 이제 저희 식구가 모두 56마리로 늘어나게 된 것이죠. 많은 분이 축하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질문으로 돌아가서, 처음엔 저희를 복원하는 것을 두고 많은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지금은 최소한의 서식여건이 확보되었고, 사람들의 문제 인식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이해하고 있어요. 감사한 일이죠.
다만, 제가 수도산으로 이동하는 몇 번의 과정에서 종 복원사업이 개선할 과제가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를 처음 포획했을 때는 다시 저를 풀어줘야 할지, 계속 가둬야 할지도 판단하지 못했어요. 그것도 한 달 동안 말이죠. 그 시간 동안 저는 감금된 상태였어요. 두 번째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리고 재활치료 중에 들었는데 몇 주 전 제 친구인 KM-55가 백운산에 갔다가 올무에 걸려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지금도 가슴이 먹먹한데요. 사실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지리산 주변의 확대 가능지역에 대한 서식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나 정부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그 와중에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발생 된 것 같아요. 그래서 화가 나기도 해요. 저희가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없는데 개체 수를 늘리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계속 이런 방식이면, 본질에서 벗어난 논란만 생길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몸이 나으면 또다시 수도산으로 이동할 생각인지?
네! 라고 말하고 싶어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희 스스로 본능적인 행동을 통제할 수는 없어요. 사람들은 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지만 저희는 국립공원이 무엇인지? 그 경계가 존재하는지도 알지 못하거든요. 분명 제가 지리산에서 태어난 것은 맞지만, 살아갈 곳은 달리 선택할 수 있다고 봐요. 그것은 저희의 자유이고, 저희의 의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에요. 무책임하게 사람들 피해 주는 일은 없을 것이에요. 지금껏 그런 행동들을 한 적도 없고요. 저희도 사람들을 가장 무서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어요. 서로 경계하고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지키려 노력하려고 해요. 몸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면 다시 여정을 준비할 계획이에요.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등 한반도 정세가 변하고 있는데.
갈 수만 있다면 개마고원까지 가보고 싶어요. 현재는 가볼 수 있는 가장 먼 곳이 DMZ까지거든요. 그런데 그곳의 철책이 열리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한반도의 모든 생명이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교통사고 후 촬영된 오삼이의 X-RAY사진. 현재는 회복훈련 중이다.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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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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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한겨레신문에 ‘흑산 공항이 적폐라니요? - 김은경 환경부 장관께 드리는 편지’라는 글이 기고된 적이 있다. 흑산도 공항이 환경부 적폐 청산 리스트에 올라 좌초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다. 관련 내용이 사실이라면 NGO들이 환영할 일인데, 지금껏 아는 이가 없다. 자못 지방선거와 국립공원위원회 재심의를 앞두고 등장한 ‘흑산 공항 적폐론’의 출처가 궁금하기만 하다.

해당 글은 환경단체가 사업반대 이유로 경제성 부족을 거론하는 것이 문제라고도 지적한다. 그러나 지금껏 흑산도 공항 경제성을 두고 부족논란이 불거진 적은 없다. 대부분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B/C(비용편익비)가 4.30에서 2.60으로 다시 2.12로 떨어진 고무줄 식 평가분석에서 나온 신뢰성에 관한 문제들이었다. 명확하지 않은 산출근거로 혼란을 일으키고, 경제적 타당성을 신뢰할 수 없게 한 것은 국토교통부이다.

또한 섬 주민들의 유일한 대체 교통수단으로 50인승 소형항공기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흑산도 여객선의 결항률을 횟수로 적시하기도 했다. 현재 흑산도 여객선 연평균 결항률은 11.4%이다. 흑산도 공항 운행 시에는 예상 결항률이 20%대이다. 절대적 수치만 비교하면 항공 결항률이 더 높다. 결항률은 편익에서 제외되는 수치를 산출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지 사업추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다. 여객선이 결항될 정도의 기상이면, 소형항공기 역시 결항되긴 마찬가지다.

국회 안팎에선 ‘호남홀대론’을 주장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이들은 작년부터 환경부 제동으로 흑산도 공항이 계속 표류 중이라고 성토한다.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하고, 환경부 장관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흑산도 공항 발목 잡으면 호남이 차별받고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전남권 여당 의원은 한 간담회에 참석해 “총대를 매줄 국립공원위원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먼저 묻고 싶다. 흑산도 내 응급전문의 한 명이 없기까지, 600명도 수용 못하는 주거형태를 개선하기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말이다. 오히려 흑산도의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발전계획을 세우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길 바란다. 바라건대 흑산도 공항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선동하기보다는 지역주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찾았으면 한다.

흑산도 공항건설 추진 여부는 독립심의기구인 국립공원위원회가 결정할 것이다. 환경부 장관은 개입할 여지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공항이 정말 필요한지를 두고 합리적인 제안은 할지언정, 지금처럼 맹목적인 정치공세로 사회적 갈등만 부추기는 방식은 멈춰야 한다.

2016년에 국립공원위원회가 흑산도 공항사업 심의를 보류한 이유와 보완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공항을 대신할 대안을 비교해 제시하고, 정부 부처협의가 미비하므로 충분한 협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며, 심의안건에 제시된 각종 자료가 부실하므로 보완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자가 심의자료를 보완해 재심의를 받으면 될 일이다.

사회적으로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흑산도에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계획 자체가 심각한 환경훼손을 유발하고 안정성이 우려되며, 과도한 수요예측으로 예산낭비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재심의에 있어 이런 사항들을 불식시키지 못한다면 사업이 승인될 리 만무하다. 아무쪼록 국립공원위원회가 정치적 압력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라며,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작성일: 2018년 7월)


흑산도 예리항 일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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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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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부가 2015년에 비밀TF를 구성했고, 사업자를 지원해 설악산케이블카사업을 국립공원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는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의 발표가 있었다. 한마디로 시험 감독관인 환경부가 사업자를 대신해 시험을 치러줬다는 이야기이다.

이에 대해 해당TF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환경부 전 고위관계자는 ‘비밀TF’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업자 양양군이 삭도 설치를 재요청해 와 효율적인 검토를 위해 구성한 것일 뿐, 남에게 드러내거나 알리지 말았어야 할 ‘비밀’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안에 있어 ‘비밀’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비밀’이 아니라, ‘TF’이기 때문이다.

정부조직 상 TF(대책반)는 특정한 임무를 할당받아 편성되는 임시조직을 말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설악산케이블카TF’는 실제 존재했다는 것은 팩트다. 최근 121차 국립공원위원회 개최까지 설악산케이블카사업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TF가 구성된 경우는 없다.

그렇다면, 환경부가 문제시된 TF를 구성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제도개선위원회 발표내용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설악산케이블카사업이 과거 두 차례의 국립공원위원회 부결에도 불구하고 재추진된 배경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의 정책건의와 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의 대통령의 지시, 경제장관회의에서의 후속조치에 따른 것으로 확인되었다(제도개선위원회 발표 보도자료 중).........

제도개선위원회 발표 자료를 재분석해 보면,
‘제 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는 2014년 8월 12일에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전경련 건의와 동일한 ‘친환경 케이블카 확충 방안’을 발표했고, 구체적으로 ‘친환경케이블카 확충 TF’를 구성하겠다는 적극적인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보고를 받은 박근혜 대통령은 “설악산케이블카사업을 조기에 추진하라”는 업무지시를 내렸다.

문체부는 대통령지시에 따라 2015년 1월 27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친환경케이블카 확충 TF’회의를 운영했다. 환경부가 이 TF에 참여해 맡은 역할이 ‘사업자 양양군의 설악산케이블카 설치 컨설팅과 변경(안)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이를 근거로 환경부는 2015년 4월 30일부터 8월 28일가지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을 단장으로 한 ‘삭도TF’를 운영했다. 바로 이 ‘TF’가 현재 논란이 된 ‘비밀TF’이다.

결국, 환경부가 만든 ‘TF’는 단순한 임시조직이 아니라, 전경련의 제안과 대통령의 지시로 운영된 문체부 ‘친환경케이블카 확충 TF’의 후속 ‘TF’이다. 사업자 양양군에 대한 설악산케이블카 설치 컨설팅과 변경(안)을 지원한다는 분명한 목적아래 운영된 실체 있는 조직인 것이다.

환경부의 이런 행위는 형식적인 직무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질은 정당한 공무행위가 아니라, 권한 이외의 의무 없는 일을 수행한 것이다. 적폐정부가 벌인 다른 사안들과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환경부가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을 TF에 참여하도록 지시한 행위 역시,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것이고 그들의 권리행사도 방해한 것이다.

종합해 보면, ‘설악산케이블카TF’의 실체는 공정의 기함을 잃은 환경부의 모습이었다. 따라서 ‘비밀’논란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할 것이다. ‘TF’라는 실체 상 하자가 존재한 것이 중요한 사실이다.

제도개선위원회 발표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살펴봤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제 공은 환경부로 넘어갔다. 설악산케이블카사업을 청산하고, 지난 갈등의 해소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행정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그것만이 환경부가 공정을 회복할 길이고 가야 할 길이다.

(작성일: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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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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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봄을 맞아 국시모 학술위원인 조우 상지대 교수를 만나 작은 대담을 나눴다. 태백산국립공원 지정과정에서 책임연구를 수행했던 조 교수로부터 당시, 용도지구가 기형적으로 지정된 배경과 삼수 만에 국립공원이 가능했던 사연을 듣고자 함이었다. 조 교수는 과거 두 차례나 무산된 이유가 분명한 소통부족의 결과였고, 세 번째는 가능했던 것이 소통의 자세를 바꿨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태백산국립공원의 보전지구를 확대하려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 소통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조 교수와 손보경 운영팀장의 작은 대담 요약한 것이다.


손] 태백산은 세 번의 시도 끝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전에는 왜? 실패했었나.
조] 첫 시도가 있었던 때를 1999년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도 태백산은 민족의 영산이라는 상징성이 있었다. 자연환경과 문화적 가치, 백두대간이라는 지리적 위치, 경관 우수성 등 모든 면에서도 국립공원 지정요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당연히 지정될 줄 알았다. 하지만 폐광문제로 인한 지역 내 갈등이 변수로 작용했다. 지역분위기가 침체된 상태였고, 여론도 좋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검토단계에서 무산되었다.
두 번째가 2010년이었다.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강원랜드가 완성됐던 시기였다. 강원랜드는 당초 태백시에 건설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주민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래서 정선이 유치를 했다. 말 그대로 강원랜드가 빵(?)하고 터졌다. 이때 태백도 무언가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그때 내부적으로 나온 타개책이 국립공원이다. 환경부와 공단이 상당 수준까지 지정방안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결국 지역여론이 문제였다. 역시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무산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강력한 반대였다.

손] 드디어 세 번째다. 삼수에 도전한 배경이 궁금하다.
조] 자연공원(국립, 도립, 군립공원)은 자연공원법에 따라 10년에 한 번씩 공원계획타당성검토라는 것을 진행한다. 2014년에 강원도가 ‘강원도 도립공원종합발전계획’ 안에 자연자원조사, 공원계획타당성검토, 공원별 보전관리계획 등 3개의 조사와 계획을 묶어 연구용역을 발주했었다. 연구수행 중에 백두대간 중 국립공원을 제외한 지역들은 현장관리가 안 되는 한계를 직시했다. 그래서 도립공원으로 관리되던 태백산을 다시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태백산의 상징성과 역사·문화 자원을 보존하자고 강원도에 제안했다. 다행히 생태축인 백두대간 관리 실태를 이해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됐다.

손] 아직 지정절차가 본격적인 것은 아닌듯하다. 실제 추진과정은 어땠나?
조] 2015년에 환경부가 움직였다. 태백산국립공원 지정 타당성 검토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연구책임을 맡게 되었다. 당시 신설된 공단의 미래전략실이 행정적 지원을, 한국환경생태학회와 건아컨설턴트가 컨소시움을 구성해 타당성 검토연구가 실제 추진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산림청이 문제였다. 국립공원 지정후보대상지가 대부분 산림청이 관리하던 국유림지역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처음 제안된 127㎢ 중 산림청 경제림에 해당하는 지역 등은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손] 여기서 잠깐! 산림청도 보호지역 관할 부처 아닌가? 반대했다는 것에 납득이 안 간다.
조] 백두대간보호지역으로 잘 관리하고 있는데 굳이 국립공원으로 중복지정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실상은 경제림 사업시행이 제한될 것이라고 우려했던 것 같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나무도 못 자르고, 숲 가꾸기 사업도 진행하지 못해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식으로 말하곤 했다. 하지만 이런 사항들은 부처협력을 통해 충분한 극복할 수 있는 사안이다. 부처이기주의로 밖에 볼 수 없다. 먼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보호지역관리가 통합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 끝도 없이 반대다. 반대의 끝이 안 보인다.
조] 하하. 이제 다 와간다. 반대이야기를 조금만 더 하자면, 영월과 태백지역은 처음부터 극렬히 반대했다. 정선도 국립공원 이 지정되면 지역개발사업이 저해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함께했다. 봉화지역은 반대이유가 좀 달랐다. 이미 60년 전 부터 문화재보호구역으로 규제받아왔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그 동안 문화재보호구역이라는 강력한 규제 안에서도 살았는데 국립공원은 약한 규제”라는 인식이 있었다. 일부 주민들이 국립공원명품마을에 관심이 있었다. 먼저 이분들이 무등산국립공원 명품마을을 답사한 후, 찬성 쪽으로 마음을 돌리셨다. 영월, 태백, 정선지역 주민들은 계속해서 반대했다. 정말 극렬하게 반대했고, 주민설명회까지 무산되었다. 그런 와중에도 연구진과 공단 미래전략실 팀원들은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며 오피니언들을 만나고 설득했다. 마을주민들을 모아 소규모 설명회도 진행하고, 토크콘서트도 열었다. 계속해서 설득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보니 하나둘 마을분위기가 바뀌어가는 게 느껴졌다. 얼마 후 극적으로 분위기가 반전되었고, 찬성여론이 더욱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렇듯 노력의 시간이 모아져 결국에 2016년 8월 22일, 태백산이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손] 정말 고생하신 것 같다. 태백산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남다를 것 같은데.
조] 물론이다. 개인적으로는 애증의 대상이다. 국립공원 지정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태백산은 그 존재 자체가 어디에도 담기 힘든 큰 존재라 생각해왔다. 다른 이야기지만, 백두대간이 가진 중요한 의미중 하나가 불교문화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적멸보궁은 대부분 백두대간을 따라 위치해 있다. 인접 산줄기에 있는 사찰들은 선불교 유산이라 평가받는다. 생각해보자. 정선 정암사, 소백산 부석사, 춘양 각화사, 삼척 영은사에 가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태백산을 태백시에만 국한하지 않고 광역적으로 인식해 왔다. 실제로 태백산 정상에서 사방을 보면 산체가 매우 큼을 몸소 느낄 수 있다. 그만큼 큰 존재고, 계속해서 연구해보고 싶은 공간이기도 하다.

손] 그럼에도 태백산국립공원은 태백산의 극히 일부만 지정됐다. 확대할 수는 없는지.
조] 당장 쉽게 확대가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산림청, 사찰, 동국대를 설득해야 하고, 봉화군 역시 광범위한 태백산의 범주에 속하는 만큼 계속해서 소통해야 한다. 남북동서로 넓게 분포한 지역들이 태백산국립공원으로 모두 포함될 수 있도록 하려면 여러 협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국시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회와 정부, 지자체, 전문가, 토지소유와 관련된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론화테이블을 만들어야 한다. 올해 국립공원타당성검토기준이 만들어 진다. 이를 근거로 내년부터 국립공원별 용도지구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게 된다. 2021년이 되면 용도지구가 대폭 재편해야한다. 이 시점이 태백산국립공원 확대방안이 마련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손]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조] 우리나라 사람들은 산을 좋아한다. 그중 태백산에 대한 호감이 크다. 눈 내린 태백산은 전 세계 어딜 가도 볼 수 없는 장관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시기에 태백산 탐방객의 99%가 정상에 오른다. 태백산이 망가지는 직접적인 이유다. 새해 태백산에 올라 정기를 받으려는 사람들은 그 곳에서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 그런 분들이기에 태백산이 망가지는 아픔도 헤아릴 줄 알 것이라 기대한다. 태백산이 어떤 모습으로 가야하는지는 태백산의 아픔을 이해하는 작은 관심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태백산이 보존된다. 이제 한걸음이다. 서로 소통하며 태백산을 알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조우 교수님은 상지대학교에서 근무하며, 한국환경생태학회 총무이사와 국시모 학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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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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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연공원을 다니면서 ‘경이롭다’거나 ‘아름답다’보다 더 많이 드는 생각은 그 안에 숨겨진 ‘안타까움’이다. 옛적부터 원주민들이 자연을 지키며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터전이 유럽인에 의해 파괴되면서 어머니 대자연이라는 원주민의 전통적 삶의 양식은 잊혀진지 오래고 외세에 의해 정복당한 아픈 흔적만이 국립공원의 역사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공원을 여행하면서 문득 미국 국립공원청의 엠블럼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앰블럼을 구성하는 내용물은 모두 미국 국립공원을 대표할만한 핵심적인 자연을 상징하는 것들로 1) 지구상에서 가장 크게 자라는 세콰이어국립공원의 자이언트세콰이어와 2)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국립공원의 대표 동물인 바이슨이 각각 동식물을 대표하며, 3) 글레이셔국립공원의 눈 쌓인 산과 호수는 아름다운 경관을 대표한다. 그리고 4) 역사문화가 있다. 미국에서 국립공원 엠블럼의 이름은 ‘화살촉’으로 불린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이 돌화살촉이 지니는 의미를 역사적 가치라고 말하면서 국립공원이 지향하는 자연경관, 동식물, 역사문화를 포괄하는 엠블럼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 국립공원청 엠블럼

대표적인 동식물과 자연경관을 엠블럼에 사용한 것은 당연히 이해가 가는데, 이 자연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사냥을 위한 돌화살촉이라는 것에 단순히 역사문화의 의미를 함축한다고 보기에는 좀 형식적인 듯하다. 소설을 쓴 사람과는 달리 평론하는 사람은 뭔가 다른 상상을 하게 되는데 자세한 역사를 알 수 없는 이방인에게 이 엠블럼은 마치 어설픈 평론가처럼 다른 상상을 펼칠 여지를 준다. 인간이 만들어낸 사냥용 물건이 자연을 에워싸고 있는 것, 그리고 오랫동안 자연을 지키며 살아온 이곳의 원래 주인인 인디언들을 모두 잔인하게 쫓아내고 점령한 유럽인들이 다시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인디언의 상징인 화살촉을 공원의 상징으로 사용한 것 등이 그 속에 숨어있는 무엇이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을 발동케 한다. 별 의미가 아닐 수도 있겠으나 뭔가 다른 뜻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무슨 장치가 이 안에 녹아들어가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 이 엠블럼을 만든 사람은 그리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 따위로 말이다.

옐로우스톤국립공원 비지터센터에 전시된 돌화살촉을 보며 꽤나 깊은 상상을 해 봤다. 국립공원 엠블럼은 국립공원제도가 생긴 이후 한참 후인 1951년에야 만들어져 미국 국립공원 역사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돌화살촉이라는 것이 형태가 대부분 유사하겠지만 이곳에 전시된 돌화살촉은 유독 이 엠블럼과 똑같이 생겼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른 부분들이 모두 실제를 기반으로 한 것과 같이 화살촉은 꼭 이 화살촉을 모델로 그린 것 같다. 옐로우스톤국립공원을 찾을 기회가 있다면 이 돌화살촉과 함께 초기 약탈자들의 사냥으로 인해 바이슨 해골이 산을 이룬 끔찍한 역사의 한 장면이 전시되어있는 비지터센터에 꼭 들르기를 바란다. 공원 북쪽에 위치한 Albright Visitor Center 지하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Albright Visitor Center 지하전시관에 전시된 돌화살촉

많은 공원을 다니면서 잡다한 생각 끝에 내린 개인적 결론이다. 뒤늦게 제작된 이 엠블럼은 인디언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잔인하게 빼앗았던 미국 서부개척의 과거를 반성하고자 하는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인디언의 돌화살촉은 버팔로를 사냥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살아온 인디언들과 자연이 다르지 않음을 의미하며 이 땅의 주인이 인디언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국립공원의 주인이 정부가, 신대륙 정착민이 아닌 인디언이라는 것임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자신들이 관리하고 있지만 이곳을 경이롭고 아름답게 유지한 근본적 힘은 인디언들이며, 과거의 반성을 통해 상징적으로나마 인디언들의 땅임을 알려주는 장치를 국립공원의 상징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지금도 온갖 훼손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고, 더 많은 훼손을 하지 못해 안달인 우리나라 국립공원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하다. 엠블럼을 만든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

“우리는 이 땅의 한 부분이며 땅 또한 우리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결국 형제입니다”

 
Albright Visitor Center 지하전시관에 전시된 1870년 바이슨 해골로 만들어진 산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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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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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국립공원

글/ 부산대 홍석환교수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은퇴했다면 많건 적건 누군가는 오랫동안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 이럴 때 그가 좋아했던 공간이 있고, 비록 같은 시간은 아니지만 그 공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면 어떨까? 비슷한 관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리울 때 찾는 봉하마을은 수많은 지지자들에게는 마음의 안식처이자 가슴 한편에 쌓인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달래고자 하는 공간이 된다. 비록 지금은 그가 없지만 문득 그리울 때 찾아가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가 되는 것이다. 잠시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휴가차 방문했던, 어릴 적 추억이 있던 거제의 한 섬도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선사했었던 것은 틀림없다.


대통령으로서 퇴임 후에도 자신을 기억해줄 많은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사랑하는 장소를 본인 재임시절 국가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면 어떨까? 대통령이 퇴임하면 세금을 들여 기념관이나 기념사업을 하지만 대부분 새로 짓는 건축물에 과거의 시간이 고정되어버린 유물 같은 소품이나 사진, 기록물이 전시된 공간을 꾸미는데, 이 공간은 대통령과 함께 같은 장소에서 마음을 공유한다는 감정적 연결고리로는 그다지 역할을 하지 않는다. 아쉽게도 전 대통령이 생각날 때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대통령이라면 자신이 좋아하고 추억이 있는 산을, 바다를 좋아하는, 강을 좋아하는 대통령이라면 역시 추억할 수 있는 장소를 재임기간 중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대통령이 사랑한 장소’가 되는 것이다. 그 어떤 마케팅보다 훌륭한 보전마케팅이자 여가휴양마케팅이 아닐까? 대통령이 어린 시절 소풍을 가서 자연과 함께 뛰어놀던 곳, 방황하던 청년시절 꿈을 갖게 만든 산,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마음을 다잡은 바다 등등 말이다. 미국에 이런 생각을 실현한 법이 있는데, 1906년 루스벨트대통령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역사문화 유산법(Antiquities Act)이 그것이다.


 
미국 자연보호 역사의 핵심 인물인 존 뮤어와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국가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에서 관리하고 있는 국가공원시스템은 국가공원(National Park; 국립공원)을 포함하여 국가기념물(National Monument), 국가해안(National Seashore), 국가하천(National River), 국가휴양지(National Recreation Area) 등 다양하다. 이 중 ‘국가기념물’의 지정권한을 대통령에 부여한 것이다. 당시 보호지역 지정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그랜드캐년 또한 이 법에 의해 국가기념물로 지정되어 현재의 국가공원(국립공원)이 되었다. 이후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에 의해 150개소 이상의 국가기념물이 지정되었으며, 오바마대통령은 이 법을 활용하여 무려 26개소를 지정하여 가장 많은 국가보호지역을 새로 만든 대통령이 되었다. 물론 개발을 지향하는 현재의 트럼프대통령을 포함하여 몇몇 대통령은 이 법을 활용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대통령은 이 법을 활용하여 보호지역 확대에 앞장섰다.


 
미국 대통령이 지정한 국가 기념물
(자료: National Parks Conservation Association; Does not count monuments expanded from previous designations)

현재 우리나라의 보호지역 면적은 상대적으로 매우 좁으며 이 지역들 또한 개발압력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고 보호지역의 확대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보호지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만약 대통령이 보호지역을 지정한다면 보호지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뿐 아니라 지지부진한 보호지역 확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은퇴 후 그를 그리워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가 될 것이다. 시간이 멈춘 박물관의 기념물이 아니라 비록 시간은 다르지만 같은 장소 안에서 같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그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그리움의 장소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곳에 가서 내가 추억하는 대통령의 존재를 상상하게 되는 것, 이 때 보호지역은 단순히 아름답거나 보호해야 하는 공간이 아닌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해야 할 장소가 되는 것이다.


2010년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결의된 아이치목표의 첫 번째 목표가 ‘생물다양성의 가치와 지속가능한 보전을 위한 인식증진’이다. 일반인들에까지 보호지역과 생물다양성에 대한 가치가 개발에 의한 가치보다 훨씬 높음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이 목표의 달성기한인 2020년이 이제 코앞에 와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공항 건설을 위해 국립공원 해제를 요구하는 수준에 있다. 대통령에 쥐어주는 작은 권한은 보호지역에 대한 인식증진을 따뜻한 감성으로 이루어낼 수 있는 수단이 되지 않을까 한다.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 공익을 위해, 그리고 대통령이었다는 역사에 기록되는 분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 하나쯤은 추가로 허용해도 되지 않을까? 대통령이 은퇴 후에 지지자들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에서 가끔 가지는 특권을 주는 것은 모든 국민에게 좋지 않을까?


글/ 부산대 홍석환 교수. 이 글은 초록숨소리 127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