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날 논평] 울릉도·독도 국립공원 추진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관리자
2026-05-31
조회수 296

a261b70ab93fd.jpg



[바다의 날 논평] 울릉도·독도 국립공원 추진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바다의 날은 우리가 바다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묻는 날이다. 제31회 바다의 날을 맞아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정부에 울릉도·독도 국립공원 지정을 공식 제안한다. 국립공원 지정은 2030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넓히는 '30by30' 목표 달성, 동해 첫 국립공원 탄생, 울릉도 관광 위기 극복이라는 세 과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30by30' 목표 달성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우리 바다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가 생물다양성협약(CBD)에 제출한 제7차 국가보고서에 따르면, 해양보호구역은 2023년 1.8%에서 2024년 1.84%로 1년에 단 0.04%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속도라면 30% 목표를 채우는 데만 약 704년이 걸린다.

갯벌 위주의 기존 방식으로는 이 격차를 좁힐 수 없다. 유일한 돌파구가 울릉도·독도다. 두 섬과 주변 바다를 묶어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 한 번의 결정으로 수만 ㎢의 해역을 국가보호구역으로 확보할 수 있다.

 

울릉도는 육지와 바다를 아우르는 독보적인 생태계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의 10% 이상이 이 작은 화산섬에 자생하고, 주변 바다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황금 어장이다. 이러한 자연환경에는 단편적인 보호 제도가 아닌 국립공원 차원의 종합적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울릉도·독도의 가치는 섬에 머무르지 않는다. 국립공원 지정의 결정적 의미는 동해 전체를 잇는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의 출발점이 된다는 데 있다.

후포퇴·왕돌초의 동해 용승해역은 우리 바다에서 탄소 흡수율이 가장 높고 참돌고래·유착나무돌산호·나팔고둥 등 멸종위기 해양보호생물이 서식한다. 울릉도와 독도 사이 깊은 바다에는 동해 영유권을 지킨 안용복·심흥택·이사부의 이름을 딴 해저 산맥이 줄지어 있다. 동해 연안에는 밍크고래·참돌고래·낫돌고래가 회유하고, 외해에서는 최근 멸종위기종인 참고래 50여 마리와 향고래 100여 마리가 국립수산과학원 조사로 확인되었다.

울릉도와 독도를 중심축으로 이 해역들을 한 줄로 꿰면, 흩어진 지정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규모의 보호구역이 단번에 확보된다.

 

20여 년 전 국립공원 지정을 가로막았던 이유들은 모두 사라졌다. 당시 '울릉공항 건설 등 지역 개발이 막힌다'는 우려로 지정이 무산되었으나, 울릉공항은 이미 절반가량 건설되어 곧 개항을 앞두고 있다. 외교적 부담 또한 더 이상 결정적 장벽이 될 수 없다.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우려된다면, 외교적 파장이 상대적으로 적은 울릉도 본섬과 동해 외해 핵심 해역을 우선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독도와 주변 해역은 후속 단계로 편입하는 단계적 로드맵이 가능하다. 어느 경로를 선택하든 결과는 같다. 동해에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형 국립공원이 들어서고, 그 자체로 실효적 지배의 가장 강력한 선언이 된다.

 

국립공원 지정은 보전을 넘어 지역의 미래도 바꾼다. '바가지요금' 등으로 추락한 울릉도의 관광 이미지를 쇄신할 가장 강력한 전략이 바로 국립공원이다. 최근 높은 물가와 불편한 서비스 논란으로 관광객이 줄고 여객선 운항마저 위기를 겪으면서, 경관 관람 위주의 낡은 관광 모델은 한계에 부딪혔다. 울릉도에 "국가가 직접 지키고 관리하는 곳"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으면, 갈라파고스나 아이슬란드처럼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 울릉군의회에서도 대규모 토목사업이 아닌 생태·휴양 관광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이미 공식 제기되었다.

 

주민의 삶을 옥죄는 규제라는 우려도 사실과 다르다. 국립공원 제도의 핵심은 규제가 아니라 국가가 지역을 직접 지원하는 종합 체계라는 점에 있다. 국립공원 제도는 거주지와 어업 구역 등 주민의 일상생활을 자연공원법상 마을지구·자연환경지구 등으로 구분해 철저히 보장한다. 동시에 국비로 탐방로와 안전시설을 정비하고, 국립공원공단이 자연 관리를 전담하며, 재해·재난 대응 체계와 보전·복원 사업 예산이 함께 투입된다. 지역 주민에게는 지역특산물 인증, 명품마을 사업, 생태관광 프로그램 운영 등 직접적인 소득 기반도 제공된다. 100만 관광객 시대를 앞두고 울릉의 자연과 주민의 삶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제도는 현행법상 국립공원이 유일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26~2027년이면 공항이 개항하고, 2030년이면 국제 약속 시한이 종료된다. 대규모 관광객이 몰려와 동해의 마지막 청정 해역이 훼손되기 전에, 기후에너지환경부·해양수산부·외교부·국립공원공단, 그리고 경상북도와 울릉군, 시민사회가 함께 결단해야 한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다음 바다의 날에 우리는 또다시 같은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 동해 최초의 국립공원, 울릉도·독도가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2026년 5월 31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문의] 국시모 정인철 사무국장(010-5490-1365)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