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의 날 논평] 54년 독점 특혜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역사적 부채를 정산하라

관리자
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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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의 날 논평] 54년 독점 특혜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역사적 부채를 정산하라


1969년 설악산 국립공원 지정 직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맏사위 고(故) 한병기 씨는 '설악관광주식회사(현 동효)'를 세워 케이블카 사업권을 확보했다. 1971년 운행을 시작한 이 사업은 기한 없는 ‘영구 면허’였으며, 공공 자산을 특정 일가가 사유화한 명백한 특혜였다. 반세기가 지났으나 특정 일가의 폐쇄적 지배 구조와 독점 혜택은 여전히 공고하다.


사업자 '동효'의 재무 제표는 특혜의 규모를 증명한다. 2024년 매출액 약 142억 원, 영업이익률 36%를 기록했으며, 현금성 자산 300억 원과 더불어 지난 54년간 거둬들인 순이익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 혁신이 아닌 국가 자산 무상 독점의 결과다. 수익이 가문의 금고를 채우는 동안 권금성 정상은 짓밟혀 황폐해졌다. 이익은 개인이 취하고 훼손의 책임은 국민에게 떠넘기는 비정상적 구조를 끝내야 한다.


최근 개정된 「궤도운송법」은 영구 면허를 20년으로 제한하고, 기존 사업자도 2년 내 재허가받도록 명시하며 부당한 '무임승차'에 제동을 걸었다. 지자체가 지역사회 환원 등 공익적 조건을 부과할 법적 근거도 마련되었다. 하지만 여수 해상케이블카 사례처럼 기업이 로펌을 앞세워 공익 기부를 회피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재허가 심사를 앞둔 사업자 ‘동효’에게 다음과 같이 엄중히 촉구한다.


첫째, 사업자 동효는 지난 54년간의 수익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구체적인 사회 환원 계획을 제시하라.

막대한 흑자는 기업 역량이 아닌 국립공원 설악산의 가치에서 비롯되었다. 동효는 재허가 신청 전 과거 수익과 주주 배당 내역을 공개하고, 사회 환원 계획을 구속력 있는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 선심성 기부가 아닌, 국민의 자산을 빌려 쓴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이다.


둘째, 사업자 동효는 설악산 자연 훼손의 당사자로서 생태 복원 책임을 전적으로 이행하라.

훼손 원인 제공자가 이를 복구하는 것은 상식이다. 동효는 재허가 필수 조건으로 정상부 훼손지 복원 비용 전액 부담, 1일 탑승객 상한제 도입, 정기적인 생태 휴식제 시행 등 그동안 시민사회가 강력히 요구해 온 사항들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 자연을 이용해 얻은 이익은 반드시 자연을 살리는 데 쓰여야 한다.


셋째, 사업자 동효는 개정법 취지에 맞게 최고 수준의 ‘공공복리 증진’ 방안을 수립하여 제시하라.

개정 궤도운송법은 지자체에 공익적 조건을 부과할 포괄적 권한을 주었다. 동효는 수익금 일부의 지역사회 환원 의무화, 지역 주민 최우선 고용, 대안교통 체계 마련, 환경 보전 기금 납부 등을 포함한 실질적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소외계층 지원 등 사회적 책임을 기꺼이 수용하라.


1969년의 특혜는 독재 권력의 유산이었으나, 오늘날의 법은 공공성의 가치를 명하고 있다. 인허가권자인 속초시는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가칭)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공익환원 및 생태복원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여 기업의 꼼수에 단호히 맞서 공익을 지켜야 하며, 국립공원공단과 국가유산청 역시 엄정한 심사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사업자 동효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2년뿐이다. 54년의 생태적·사회적 부채를 청산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동효는 역사적 청구서에 정직하게 응답해야 한다. 법의 명령에 따라 책임을 다하고 국민과 상생할 것인가, 아니면 불명예스럽게 퇴출당할 것인가. 오직 두 갈래 길만이 남아 있다.



2026년 3월 3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문의)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정인철 사무국장(010-5490-1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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