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설악산국립공원은 케이블카를 원하지 않는다

 

설악산은 케이블카를 원하지 않는다

 

-이번 노선예정지는 산양의 서식지로 케이블카 설치 불가

-오색탐방로 예약탐방제도 눈가리고 아웅식의 면피성 조치

-환경부는 국립공원을 위협하는 케이블카 계획을 불허해야

-양양군은 케이블카가 아닌 진정한 지역발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야

 

2015년 4월 29일, 강원도 양양군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위한 공원계획변경 승인신청을 환경부에 제출했다. 2012년과 2013년에 내려진 국립공원위원회의 불허결정에 이어 세 번째 사업 시도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설악산에 오색 케이블카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 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양양군의 이번 계획 신청을 명백히 비판하며, 아울러 환경부가 이번 설악산 케이블카 계획을 승인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이번 양양군의 사업계획은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우선 양양군은 이번 노선이 산양(멸종위기야생동물 1급, 천연기념물) 주 서식지가 아니라는 것을 선정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가 무인카메라 등을 이용한 조사 결과, 양양군의 조사보다 훨씬 많은 서식 흔적을 확인했다. 무인카메라에 직접 촬영된 것 외에도, 노선 일대에 많은 배설물 흔적과 발자국 등이 발견되었다. 그럼에도 양양군은 “이번 노선은 산양의 주요 서식지가 아닌 이동경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양양군은 주 서식지와 이동경로를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서식지는 기본적으로 면적 개념이다. 더군다나 설악산 일대는 DMZ, 울진삼척지역과 함께 남한에 3곳만 남은 산양 집단 서식지이다. 설악산 전체를 서식지로 보전해야 함에도 어느 특정 지역을 “주요서식지다, 아니다”로 판단하는 것은 생태의 기초를 망각한 주장이다.

 

그리고 양양군은 케이블카 추진 근거로 탐방압력 감소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오색 탐방로 구간의 예약탐방제 운영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미 2013년 국립공원위원회 심사 당시 민간전문위원회 검토 보고서는 “오색탐방로 폐쇄에서 탐방예약제로 친환경 보전대책이 후퇴”한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한 바 있다. 오색구간의 탐방예약제는 이미 지난 심사에서 부적합한 방안으로 평가된 것이다. 한편 대청봉에서 오색탐방로로 내려가는 탐방객 수는 오색탐방로를 이용하여 대청봉으로 올라가는 탐방객보다 4배나 많다.(2011년 국립공원관리공단 자료) 하지만 양양군이 제시한 탐방예약제는 대청봉에서 하산하는 탐방객을 통제할 수 없는 실효성이 없는 방안이다. 탐방예약제가 설악산 전체가 아닌 단 한 곳의 탐방로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무용지물이 될 것은 뻔 한 일이다.

 

특히 이번 오색케이블카 사업계획의 상부 종점지점에서 대청봉까지는 불과 1.4km(도보로 30분) 거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케이블카 설치가 되면 정상부 탐방로와 연계운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환경부 가이드라인 상 기존 케이블카를 탐방로와 연계운영하지 않도록 되어 있으나, 이미 운영 중인 케이블카 (밀양 얼음골, 덕유산 설천봉)의 사례를 보면,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케이블카가 대청봉의 훼손을 더욱 가중시킬 것은 자명하다.

설악산은 천연보호구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국립공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지역 등 5개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그 환경적 보전가치를 인정받는 곳이다. 또한 설악산은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인 산양을 비롯하여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의 수많은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다. 이런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보호구역이나 멸종위기종 지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처지다. 국립공원은 생태계의 보루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자연환경의 보전”이 국립공원의 제정 취지다.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서라도 케이블카와 같은 시설물이 아닌, 국립공원 예약탐방제와 수평적 탐방문화가 더욱 절실하다.

 

 

환경부에게 요구한다. 이미 두 차례나 부결된 설악산 케이블카 계획을 결코 승인해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마치 케이블카 추진주체인 것처럼 보이는 최근의 환경부의 각종 행태는 환경부 본연의 위치를 망각한 처사임을 밝힌다.

양양군에게 제안한다. 몇 년 째 케이블카를 붙들고 지역발전의 환상을 키우는 모습에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명한다. 양양군의 진정한 발전은 설악산이 망가지지 않고 보전되어야만 가능하다. 이제 환경훼손 등의 사회적 논란을 낳는 케이블카 사업을 포기하기 바란다. 케이블카가 아닌 양양군민에게 진정으로 이로운 대안적인 지역발전의 모델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갈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2015년 4월 29일

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범국민대책위원회

물어보기 :황인철 팀장(녹색연합 평화생태팀, 010-3744-6126)

                    지성희처장(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010-5003-8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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