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0의견서] 북한산국립공원 탐방로 관리에 대한 의견서

 

북한산국립공원 탐방로 관리에 대한 의견서

 

북한산국립공원은 연 1,000만에 이르는 탐방객이 방문하는 곳으로 대부분의 탐방로는 노면침식과 세굴, 노폭확대가 가중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목재데크가 증가하고 있음.

 

국립공원은 자연의 공간으로 시설을 설치하는 방식과 강도가 달라야 하며 그것은 용도지구 성격에 따라 수준을 달리 해야 할 것임. 다만 북한산국립공원은 사실상 용도지구가 유명무실해졌고 1,000만에 이르는 탐방객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일부 탐방로상의 목재데크는 불가피한 상황임.

 

그러나 국립공원은 생태계의 건강성과 경관의 가치가 우선하는 곳으로 시설물이 지나치게 설치될 수 없으며 특정 구역은 보전을 위해 탐방객 접근을 제한하는 곳임. 따라서 현재와 같이 과도한 탐방압력과 정상지향형 탐방이 개선되지 않고, 훼손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설 설치의 목적이 훼손지 복원이 아닌 탐방객 편의와 안전을 위해 진행된다면 향후 북한산국립공원 전 구간에 목재데크가 설치될 것이 우려됨.

 

목재데크 및 계단 설치 지역은 훼손 확산방지, 탐방객 안전사고 위험구간, 동선유도 등 현장여건 상 꼭 필요한 지역에 설치하며, 과도한 시설설치는 지양하고 있다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밝히고 있음. 국립공원에 목재데크를 설치하기 시작한 지 약 20년이 된 현재, 목재데크가 실제 공원관리에 얼마큼 실효성이 있는지 진지하게 평가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함.

 

국립공원과 일반 도시공원의 가장 큰 차이는 자연 그 자체가 탐방하는데 큰 장애물이란 사실일 것임. 또한 그 장애물(바위, 계곡 등)을 활용해서 탐방하는 것이 국립공원만이 가지는 특성일 것임. 탐방객들이 국립공원에서 무엇을 느끼고 배울지를 염두에 둔 관리가 되기를 바람.

 

이에 본 단체에서는 북한산국립공원 일부 지역 목재데크 현황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전문가와 북한산국립공원 목재데크 설치 예정지역 현장답사를 실시하였음. 목재데크 현황 파악은 2016년 4월 5일부터 20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진행하였음. 현장 조사 지역은 진관사_향로봉/북한산성_의상봉/가사당암문_법용사/북한산성_대동문/대동문_백운동암문/백운동암문_백운대/하루재_육모정탐방지원센터/칼바위공원지킴터_칼바위능선/대성문_정릉지킴터 탐방로였음. 해당분야 전문가와 현장답사는 탐방로 정비사업 예정지인 불광지구에서 진행하였음.

 

본 의견서는 북한산국립공원 목재데크 설치지역과 설치예정지역 현장답사를 통해 검토한 몇 가지 문제의식을 정리한 것임.

 

 

□ 북한산국립공원 훼손지 복원 문제점

 

1. 현황에 대한 판단

북한산국립공원 탐방로는 탐방로 훼손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흡하여 대규모 훼손지로 확대되어 있는 형상임. 즉, 선적 훼손이 일부 지역에서 면적으로 확대되었으며 지속적으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임. 따라서 탐방로 훼손에 대한 정비사업을 통해서도 탐방객이 이동하는 경로만이 만들어지고 북한산국립공원 훼손지를 복원하는 목표는 달성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앞으로도 훼손지가 더욱 확대될 소지가 높다고 할 수 있음.

 

2. 사업방향 설정

북한산국립공원 불광지구의 설계가 이루어진 내용을 검토해 보면 훼손지의 복원에 대한 내용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반면 탐방객의 편의성과 안전정 증대를 위한 시설의 설치가 핵심적인 목표라 할 수 있음. 이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자연보전의 핵심, 생태복지의 선도기관’이란 비전과 ‘생태계건강성지수 최고등급, 고객만족도 최고기관’이란 전략적 목표와는 배치되는 사업의 방향이라 할 수 있음. 특히 생태복지의 선도기관과 고객만족도 최고기관이란 목표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으나 이 두 가지 부분 역시 생태계 및 경관의 보전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미래세대에게 건강한 생태유산을 물려줘야 하는 국립공원의 존립목적을 생각해 보면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음.

 

3. 다양한 대안 부재

현재 불광지구에 조성되는 시설의 상당수는 목재데크(목재데크계단 포함) 시설을 조성하는 것으로 급경사 및 암릉 지역에 불가피한 시설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대안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음. 이는 일정 부분은 맞고 일정 부분은 틀린 이야기임.

즉, 목재데크(철재 난간 등 포함)는 급경사 지역이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계곡부 등)에 매우 적절한 시설임은 분명하나 상당수 사업장에서 목재데크를 설치할 때 발생하는 문제를 간과함으로써 설치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음.

 

□ 북한산국립공원 목재데크 문제점

 

1. 목재데크 설치목적과의 배치

목재데크의 설치목적은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음. 첫 번째는 훼손의 억제와 복원 이후 추가적인 훼손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용객의 이용강도를 높이는 것임. 즉, 훼손을 방지하되 이용객의 이용강도를 더 높여야 할 때 사용되는 것임. 세 번째는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의 도달 등에 사용됨. 이들 3가지는 시설물의 설치 장소에 따라 각각의 중요성이 달라질 수 있으나 훼손의 억제와 복원 이후 추가적인 훼손 방지가 가장 기본적인 목적임. 특히 국립공원 지역에서는 첫 번째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두 번째와 세 번째의 경우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사항임. 즉, 이용객의 이용강도를 높이는 부분과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의 도달은 국립공원의 관리목적과 배치될 경우가 많다는 점임.

  

2. 목재데크가 설치되는 시점

목재데크가 설치되는 시점을 살펴보면 초기 훼손에 대한 대응을 하지 않고 방치하여 훼손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경우 시행하는 경우가 종종 확인됨. 즉, 대안이 없다기보다는 대안을 시행하지 않은 상태로 방치하여 대안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른다는 것임.

 

3. 목재데크 설치 지역의 기준 모호성

목재데크 및 계단은 탐방로 폭이 계속 확산되어 훼손이 확대되는 지역이나, 기 훼손된 탐방로 또는 초지의 원상복원 등을 위하여 탐방객의 동선유도가 필요한 적용에 적용함(국립공원관리공단, 2013). 설치 지역은 훼손의 확산방지, 탐방객 안전사고 위험구간, 동선유도 등 현장여건 상 꽃 필요한 지역에 설치하며, 과도한 시설설치는 지양함(국립공원관리공단, 2013)

하지만, 현장조사 결과 재해예방을 위하여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급경사지에 설치된 목재데크는 전체의 32%에 불과하였음. 나머지 지역은 급경사지 기준에 달하지 못하였음. 또한, 계단에서 사고 방지를 위한 적정 높이는 20cm미만임에도 조사지역의 26%는 계단 높이가 20cm 이상이었음.

 

4. 목재데크 밖으로 증가하는 탐방로

목재데크 밖 탐방로가 있는 곳이 14개소로 전체 조사지의 53.8%였음. 이는 탐방로 훼손 확산방지, 탐방객 안전사고 위험구간, 동선유도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설치한 목재데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음. 특히 전체 25개 목재데크 조사지역 중 암반지역은 15개소였으며, 이 중 13개소에 새로운 탐방로가 형성되어 있었음. 마사토지역보다 암반지역에서 목재데크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됨.

 

5. 목재데크의 경관훼손

목재라는 부분이 다른 재료에 비해 매우 자연친화적인 재료임에는 분명함. 하지만 이들 시설 역시 정형화되어 있는 시설이며 인위적인 공작물인 동시에 매우 큰 공작물로서 해당 시설이 설치되는 곳은 경관이 크게 훼손된다는 점임. 따라서 경관의 보전가치가 중요한 국립공원 등에서는 설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특히 북한산국립공원의 경우 암릉 자체가 갖는 경관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대규모 시설 설치로 인해 경관 가치가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함.

 

 

□ 북한산국립공원 목재데크 설치에 대한 대안

 

1. 국립공원 관리의 목적에 맞는 사업으로 변화

현재 사업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은 탐방객의 이동통로 확보로서 북한산국립공원의 생태계 보전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음. 따라서 현재 사업방식을 바꿔서 훼손구간에 대한 면밀한 설계를 통해 사업의 절차를 다음과 같이 제안함.

① 전면적인 재구상(탐방노선 정비사업을 불광지구 훼손지 복원사업 후 탐방노선 정비사업 시행으로) → ② 재설계 실시 → ③ 해당 구간 통제(대체 노선 활용 및 안내시설 설치) → ④ 구간의 복원사업 시행(복원사업은 상부에서 하부로 실시) → ⑤ 복원사업 이행 후 탐방노선 설정 → ⑥ 탐방노선 설계(시설물의 최소화)

이상의 방식으로 사업방식을 변경할 경우 탐방로에 조성하고자 하는 시설물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대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임.

 

2. 탐방객 관리의 방식 변경

북한산국립공원의 탐방로는 대부분 암릉으로 이루어진 지역에 위치하여 훼손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강우나 강설에 의해 탐방객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곳임. 하지만 이곳은 국립공원으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계의 건강성과 경관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임. 따라서 국립공원에서는 시설물이 지나치게 설치될 수 없으며 일정 구역은 생태계 보전을 위해 탐방객의 접근이 매우 제한적이어야 함. 따라서 강우나 강설에 의해 안전성이 취약해지는 시기에는 탐방객의 이용을 제한시키는 방식이 도입되어야 함. 이미 국립공원에서는 입산시간지정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각종 기상특보에 맞춰 이용을 제한하고 있음.

 

이와 같은 정책이 정착되지 않을 경우 북한산국립공원은 전 구간에 걸쳐 시설물, 특히 목재데크와 같은 대규모 시설들로만 점철될 것이 우려됨.

 

3. 목재데크 현황 정밀조사 및 평가

20년 이상 역사를 가진 목재데크 현황조사가 정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를 토대로 20년 목재데크 설치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 특히, 목재데크 설치위치의 적정성, 안정성, 샛길 형성, 생태계 복원 효과 등에 대한 엄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임.

 

※ 불광지구 내 체육시설 및 공간에 대한 정비 시행 필요

과거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지리적 특성상 주민 체육시설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으나 국립공원 지정 후, 체육시설은 국립공원의 가치에 맞지 않는 시설로 대체적으로 철거하는 추세로 변화된 것이 사실임. 특히 국립공원 내 체육시설 철거는 둘레길 조성 목적의 하나였음. 그러나 현재 특정당에서 보낸 예산으로 탐방로 정비공사를 실시하는 불광지구 내에는 2곳에 체육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며, 심지어 체육 도구를 보관하는 보관창고까지 불법으로 운영하고 있음.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는 시설로 당장 철거는 어려울 것이라 예상함. 그러나 단계적으로 철거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함.

 

 

 

2016년 6월 9일(금)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대학산악연맹

물어보기: 지성희(02-961-6547/010-5003-8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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