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국토교통부는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을 중단시키십시오!

이이자희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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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을 중단시키십시오!


지난 6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은 '친환경 산악용 운송시스템 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 공모에서 전라북도 남원시를 우선협약 대상기관으로 선정했습니다. 이 시범사업은 철도연이 연구, 개발한 산악벽지형 궤도 시설을 시험하기 위한 것으로서 국토교통부가 예산을 지원합니다. 남원시는 지리산에 산악열차를 들여놓기 위해 시범사업에 공모했습니다. 

그런데 시범사업 추진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철도연의 공모 선정 과정에 특혜 의혹이 있을 뿐 아니라 남원시 공모 제안서는 인용 조작, 엉터리 예측, 실현 불가능한 계획으로 가득차 있고 남원시장은 공모 제안서 계획을 지킬 의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시범사업은 지리산에 고철덩어리만 남긴 채 수백억 원의 매몰 비용만 발생시키고 끝나 버릴 위험성이 다분합니다. 따라서 본 대책위는 국토교통부가 '친환경 산악용 운송시스템 시범사업'을 중단시켜줄 것을 요청합니다. 


시범사업의 주요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철도연이 공모 평가에서 남원시에 유리한 점수를 준 의혹이 있습니다. 

남원시가 설계한 산악열차는 자연공원법 위반입니다. 법에 따르면 자연보존지구의 경우 궤도 설치는 50명용 이하 열차만 허용하지만 남원시가 설계한 산악열차 정원은 82명입니다. 시범사업을 따내기 위해 남원시는 어떤 설계 변경도 없이 정원만 42명으로 축소하여 공모 제안서를 작성했고, 철도연은 이를 눈감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원시는 인용 조작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철도연 관계자는 열차 규모에 상관없이 50명 이하만 탑승시키면 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국립공원을 보전하기 위해 제정한 자연공원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철도연 주장대로라면 KTX조차 국립공원에 들여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50명 이하로만 태우면 되기 때문입니다.


2. 남원시의 산악열차 경제성 평가는 엉터리입니다.

철도연의 시범사업 공모 평가 기준에는 제안노선의 경제적 타당성이 포함돼 있습니다. 남원시 공모 제안서의 경제성 평가는 완전히 엉터리인데도 철도연은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남원시는 지리산 산악열차의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합니다. 공모 제안서를 보면 2026년 기준 약 63만 명이 산악열차를 이용할 것이며, 산악열차는 이들을 모두 태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1년에 63만 명이 탄다면 하루 평균 1726명을, 1시간 평균 133명을 태워야 합니다. 지리산 산악열차는 1시간에 평균 2.4회 출발할 계획입니다. 그렇다면 1대당 55명을 태울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리산 산악열차의 최대 정원은 42명입니다. 

남원시는 산악열차 정원이 42명이라면서 55명까지 태운다고 가정하여 관광 수익을 계산했습니다. 남원시 공모 제안서의 경제성 평가는 완전히 엉터리이고, 철도연은 이를 눈감았습니다. 


3. 남원시의 산악열차 운행계획은 실현 불가능합니다.

철도연의 시범사업 공모 평가 기준에는 열차운행계획의 적정성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남원시 공모 제안서의 열차운행계획은 실현 불가능합니다. 그런데도 철도연은 이를 눈감았습니다. 

남원시는 4대의 지리산 산악열차를 하루 42회 왕복 운영하겠다고 합니다. 첨두시에는 약 25분마다 1대씩 출발할 예정입니다. 산악열차가 왕복하는 데는 약 100분이 걸립니다. 

이 계획은 실현 불가능합니다. 지리산 산악열차 궤도는 상행, 하행이 나눠져 있지 않은 단선이기 때문입니다. 25분마다 1대씩 출발하면 선로에서 상하행 차량이 서로 충돌해 버립니다. 남원시는 고기삼거리 정거장에서 교행시키겠다고 하지만 시간이 맞지 않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원래 계획대로 25분마다 출발할 수 있다 해도 하루 42회 왕복은 불가능합니다. 지리산 산악열차는 하루에 13시간, 즉 780분 운행됩니다. 산악열차는 1회 왕복에 100분이 소요되므로 4대 모두 쉬지 않고 달려도 32회 이상 왕복할 수 없습니다. 

남원시는 산악열차가 42회 운행 가능하다고 가정하여 관광 수익을 계산했습니다.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토대로 경제성 평가를 진행한 것입니다. 


4. 남원시 공모 제안서와 달리 산악열차 궤도 설치는 환경파괴적입니다. 

남원시는 공모 제안서에 산악열차 궤도가 기존 도로를 100% 활용하므로 산림 훼손이 없는 친환경 사업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시범노선 노반은 최소 10.5~11m의 폭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시범사업 구간 도로를 측량해 보면 대부분 10.5m보다 좁습니다. 시범노선 노반을 확보하려면 벌목을 통한 도로 확장이 불가피합니다. 산악열차 사업은 결코 산림 훼손이 없는 친환경 사업이 아닙니다. 공모 제안서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5. 최경식 남원시장은 산악열차 공모 제안 계획을 지킬 의사가 없습니다. 

최경식 시장은 거듭거듭 시민들에게 시범사업은 추진하겠지만 본 사업은 추진할 의사가 없다고 발언하고 있습니다. 국비가 지원되는 시범사업은 부담이 없지만 지자체 예산을 쏟아부어야 하는 본 사업은 부담스럽다는 것입니다. 이는 매몰 비용을 우려해 시범노선과 연장노선을 반드시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국토교통부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철도연의 공모 안내서 또한 연장노선 계획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남원시 공모 제안서는 이 지침대로 연장노선의 설치 및 운영 계획 수립에 상당 분량을 할애했습니다. 

그런데 최경식 시장은 공모 제안 계획을 지킬 의사가 별로 없습니다. 그 이유가 굉장히 부박합니다. 지자체 외부 예산을 확보하면 추진하고 지자체 내부 예산을 사용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산악열차와 관련된 생태계 훼손 논란, 위법성 논란, 경제성 논란 등은 안중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리산 산악열차는 오로지 국비를 따 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입니까?


이상 봤다시피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은 적법성, 환경성, 경제성, 시장 입장 모두 문제투성이입니다. 위 내용 이외에도 숱한 문제점이 추가로 존재합니다. 국비 수백억 원이 쏟아부어지고 연장노선까지 감안하면 총 사업비가 수천억 원에 달할 사업이 이토록 엉망이라는 걸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엄격한 법리 검토, 꼼꼼한 환경영향평가, 타당한 사업 계획, 신뢰할 만한 행정 등이 선행되지 않은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은 수백억 원의 매몰비용만 발생시킨 채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에 흉물스러운 고철덩어리만 남기고 끝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본 대책위는 국토교통부가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을 전면 중단시키고 사업 타당성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합니다. 


2022년 10월 6일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원회. 세종환경운동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기후위기남원시민모임. 남원교육연구소.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남원산성민요연구회. 남원시기독교연합회. 남원시농민회. 남원아이쿱생협. 남원언저리교회. 남원의료원노동조합. 남원정신연구회. 녹색교통운동. 녹색연합. 반달곰친구들. 분당환경시민의모임. 비니루없는점빵. (사)전북생명의숲. 생명의숲. 생명평화결사. 시민공감. 시민주권남원행동. 시민참여제도연구회. 사회적협동조합오순도순. 여성환경연대. 우이령사람들. 작은변화포럼. 전교조전남지부진도지회. 전교조전북지부남원지회. 전북녹색당. 전북녹색연합. 전북예수살기. 전북환경운동연합. 정의당남원시지역위원회. 종교환경회의(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지구를위한작은발걸음. 지리산기독교환경운동연대. 지리산사람들. 지리산생명연대. 지리산이음. 지리산종교연대. 진보당 전북도당. 청년문화협동조합 놀자. 춘향골놀이패.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한국기독교장로회전북동노회.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생태공동체운동본부.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환경회의. 한생명.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파일첨부] 기자회견문 및 지리산 산악열차 추진 경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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