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과학적 연구 결과는 명확하다. 정부는 올겨울이 오기 전 설악산 ASF 차단 울타리를 즉각 철거하라!

관리자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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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난겨울, 이미 전체 개체 수의 최소 절반이 넘는 1,000마리가 죽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의 떼죽음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울타리가 초래한 참혹한 결과이다. 

이 울타리는 산양들이 겨울 폭설에도 이동하지 못하고 고립되도록 만들었다. 방역이라는 명분 아래 무분별하게 설치된 3,000km의 울타리는 백두대간 생태축을 단절시켰고, 수많은 야생동물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러한 비극 속에서, 정부 스스로 추진한 연구 용역 결과는 현행 울타리 정책의 실패를 명백히 입증했다.


2024년 4월 개최된 제4차 사회관계장관회의 논의에 따라 환경부가 추진하고 한국환경연구원(KEI)과 국립생태원이 수행한 두 건의 연구 결과는 현행 울타리 정책의 전환이 불가피함을 보여준다. 

국립생태원은 울타리가 멸종위기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여 야생동물의 이동이 심각하게 차단되고 있음을 실증했고, KEI는 울타리의 ASF 확산 지연 효과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분석하며 생태적 우수성을 고려한 단계적 철거 로드맵을 제안했다. 이 두 연구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첫째, ASF 차단 울타리의 방역 효과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KEI의 'ASF 차단 울타리 효과 분석 및 관리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5차 차단 울타리 설치 이후 ASF 확산 지연 효과는 급감했다. 이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현행 정책을 지속할 이유가 없음을 의미한다.


둘째, 차단 울타리는 야생동물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의 'ASF 차단 울타리 멸종위기야생생물 생태계 영향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울타리 미개방 지점에서 산양 등 야생동물의 통과율은 불과 0.6%에 그쳤다. 동물들은 울타리를 넘지 못한 채 주변을 배회하다 고립되고 탈진했다. 이렇게 동물이 고립되는 현상은 서식지 파편화를 유발하며, 특히 겨울철 폭설 시 산양 떼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셋째, 두 국책연구기관 모두 설악산국립공원을 최우선 철거 지역으로 지목했다. KEI는 생태적 우수성을 고려하여 설악산 미시령과 한계령을 ‘우선 철거 지역’으로 명시했고, 국립생태원 역시 산양의 이동 경로를 분석하여 설악산국립공원을 ‘개방 필요 구간’으로 도출했다. 정부가 의뢰한 연구에서조차 설악산의 생태적 중요성과 울타리 철거의 시급성을 인정한 것이다. 


과학적 결론은 이미 내려졌다. 그런데도 환경부는 언론을 통해 “현장 조사”와 “의견 수렴”을 핑계로 “올해 안으로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라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시급성을 외면한 무책임한 행정이다.


혹독한 겨울이 다시 다가오고 있다. 지난겨울 눈 속에 갇혀 굶어 죽어간 산양들의 비극을 또다시 반복할 것인가?


울타리 철거는 방역의 포기가 아니다. 효과가 미미한 광역 울타리에 의존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농가 중심의 방역을 강화하고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스마트한 방역 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방역과 생태 보전 사이의 균형을 찾으라는 학계와 시민사회의 요구에 정부는 응답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정부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정부는 환경부 용역 연구 결과를 즉각 수용하고, 우선 철거 지역으로 지정된 설악산국립공원 내 ASF 차단 울타리를 올겨울이 오기 전에 즉시 철거하라.


하나. 백두대간 핵심 생태축의 연결성을 시급히 복원하고, 연구 결과에서 제안된 우선 철거 구간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바로 실행하라.


하나. 무분별한 ASF 차단 울타리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방역과 생태 보전이 균형을 이루는 과학적이고 지속가능한 야생동물 질병 관리 시스템으로 전면 전환하라.


정부는 더 이상 과학적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생명의 존엄성과 생태계 보전을 위한 책임 있는 결단을 즉각 내려야 한다.



2025년 9월 18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문의]  국시모 정인철 사무국장 (010-5490-1365), 이이자희 정책팀장 (010-435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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