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정부는 제144차 국립공원위원회를 통해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 양산시에 걸친 66.859㎢의 금정산 일대를 대한민국의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의결했다. 이는 지역 사회의 오랜 노력이 결실을 본 결과이자, 국가 자연 보전 정책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는 결정이다.
이번 지정은 1987년 소백산 이후 37년 만에 기존 보호지역이 아닌 곳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사례로, 보호지역 면적의 실질적 확대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대도시 권역의 핵심 녹지축을 국가 관리 체계로 편입했다는 점에서 ‘도심형 국립공원’ 정책의 확장을 상징한다.
금정산은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전국 최다 수준의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국립공원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전체 면적의 약 79%가 사유지 및 사찰지로 구성된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지정을 성사하기 위한 과정에서의 타협은 향후 공원 관리에 심각한 구조적 한계를 남겼다.
보전 원칙의 후퇴와 관리의 모순 등 타협이 남긴 과제
정부가 '명품 도심형 국립공원'을 표방하는 금정산의 출발은 몇 가지 중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 현재 발표된 공원계획안은 국립공원의 기본 원칙과 상충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금정산의 미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① 기형적 공간 구조와 빈약한 보전 지구
정부가 발표한 공원구역도는 경계가 매우 불규칙하고 파편화되어 있다. 생태적 연결성보다 토지 소유 현황을 우선 고려한 결과로, 낙동정맥 핵심 생태축의 통합적 관리를 어렵게 한다. 또한, 국립공원 관리의 핵심인 용도지구 설정에서 엄격한 보전이 요구되는 '공원자연보존지구'는 10.27%에 불과하고, 완충 구역인 '공원자연환경지구'가 87.26%를 차지하는 불균형한 구조를 보인다.
② 탐방 압력 관리 전략의 부재와 시설 확충의 모순
가장 심각하고 우려스러운 문제는 폭발적인 탐방 수요에 대한 대책 없이 시설 확충에만 몰두하는 모순적인 접근이다. 정부는 연간 312만 명에 달하는 현재 높은 탐방 수요로 인한 훼손을 지정 배경으로 언급했다. 그런데도 향후 탐방객이 28% 증가해 4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수용하기 위한 시설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은 보전 목표와 정면으로 상충한다.
탐방예약제와 같은 구체적인 수요 관리 전략 없이 총 42개소의 신규 시설을 도입하는 것은 인위적 간섭을 증대시키고 자연 훼손을 가속할 뿐이다. 특히 3개소의 진입도로 및 6개소의 주차장 신설은 접근성을 높여 탐방객 유입을 촉진하고 생태계 파편화를 일으킬 것이다. 도심형 공원일수록 시설 도입에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계획은 보전보다 이용에 방점을 찍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③ 부처 간 이해관계에 따른 원칙 훼손과 반복되는 퇴행
산림청과의 협의 과정에서 보존지구를 환경지구로 하향시키는 '거래'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지난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부터 시작된 것으로, 국유림과 공유림에 임도 설치 및 벌채가 가능한 산림경영을 허용하는 대가로 지정을 승인하는 부처 간 땅따먹기식 협상이다.
실제로 금정산 지정 과정에서도 산림청 중앙산지관리위원회의 '조건부 가결' 의견에 따라, 당초 보존지구로 계획되었던 1.317㎢(약 40만 평)의 산지가 환경지구로 대거 하향 조정되었다. 국립공원으로서의 실질적인 관리 의지는 없고 오직 지정이라는 목표에만 매몰되어 부처 간 '거래' 하는 방식이 관행처럼 굳어지는 현실은 국가 보호지역 관리 역량 자체를 의심케 한다.
원칙에 기반한 통합적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은 중요한 진전이지만, 지정 과정에서 나타난 구조적 한계와 원칙의 후퇴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금정산이 이름뿐인 보호구역이 아니라,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모범적인 국립공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원칙에 기반한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정부는 파편화된 공원 구역의 생태적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핵심 사유지 매입과 보전지구 확대를 위한 장기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폭증할 탐방 압력에 대비해 과도한 시설계획을 전면 재조정하고 강력한 이용량 관리 방안을 조속히 도입해야 하며, 국립공원의 가치에 반하는 산림경영 허용 조건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금정산은 도심형 국립공원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2025년 11월 3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문의] 정인철 사무국장 (010-5490-1365), 이이자희 정책팀장 (010-4357-1024)
지난주, 정부는 제144차 국립공원위원회를 통해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 양산시에 걸친 66.859㎢의 금정산 일대를 대한민국의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의결했다. 이는 지역 사회의 오랜 노력이 결실을 본 결과이자, 국가 자연 보전 정책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는 결정이다.
이번 지정은 1987년 소백산 이후 37년 만에 기존 보호지역이 아닌 곳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사례로, 보호지역 면적의 실질적 확대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대도시 권역의 핵심 녹지축을 국가 관리 체계로 편입했다는 점에서 ‘도심형 국립공원’ 정책의 확장을 상징한다.
금정산은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전국 최다 수준의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국립공원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전체 면적의 약 79%가 사유지 및 사찰지로 구성된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지정을 성사하기 위한 과정에서의 타협은 향후 공원 관리에 심각한 구조적 한계를 남겼다.
보전 원칙의 후퇴와 관리의 모순 등 타협이 남긴 과제
정부가 '명품 도심형 국립공원'을 표방하는 금정산의 출발은 몇 가지 중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 현재 발표된 공원계획안은 국립공원의 기본 원칙과 상충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금정산의 미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① 기형적 공간 구조와 빈약한 보전 지구
정부가 발표한 공원구역도는 경계가 매우 불규칙하고 파편화되어 있다. 생태적 연결성보다 토지 소유 현황을 우선 고려한 결과로, 낙동정맥 핵심 생태축의 통합적 관리를 어렵게 한다. 또한, 국립공원 관리의 핵심인 용도지구 설정에서 엄격한 보전이 요구되는 '공원자연보존지구'는 10.27%에 불과하고, 완충 구역인 '공원자연환경지구'가 87.26%를 차지하는 불균형한 구조를 보인다.
② 탐방 압력 관리 전략의 부재와 시설 확충의 모순
가장 심각하고 우려스러운 문제는 폭발적인 탐방 수요에 대한 대책 없이 시설 확충에만 몰두하는 모순적인 접근이다. 정부는 연간 312만 명에 달하는 현재 높은 탐방 수요로 인한 훼손을 지정 배경으로 언급했다. 그런데도 향후 탐방객이 28% 증가해 4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수용하기 위한 시설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은 보전 목표와 정면으로 상충한다.
탐방예약제와 같은 구체적인 수요 관리 전략 없이 총 42개소의 신규 시설을 도입하는 것은 인위적 간섭을 증대시키고 자연 훼손을 가속할 뿐이다. 특히 3개소의 진입도로 및 6개소의 주차장 신설은 접근성을 높여 탐방객 유입을 촉진하고 생태계 파편화를 일으킬 것이다. 도심형 공원일수록 시설 도입에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계획은 보전보다 이용에 방점을 찍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③ 부처 간 이해관계에 따른 원칙 훼손과 반복되는 퇴행
산림청과의 협의 과정에서 보존지구를 환경지구로 하향시키는 '거래'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지난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부터 시작된 것으로, 국유림과 공유림에 임도 설치 및 벌채가 가능한 산림경영을 허용하는 대가로 지정을 승인하는 부처 간 땅따먹기식 협상이다.
실제로 금정산 지정 과정에서도 산림청 중앙산지관리위원회의 '조건부 가결' 의견에 따라, 당초 보존지구로 계획되었던 1.317㎢(약 40만 평)의 산지가 환경지구로 대거 하향 조정되었다. 국립공원으로서의 실질적인 관리 의지는 없고 오직 지정이라는 목표에만 매몰되어 부처 간 '거래' 하는 방식이 관행처럼 굳어지는 현실은 국가 보호지역 관리 역량 자체를 의심케 한다.
원칙에 기반한 통합적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은 중요한 진전이지만, 지정 과정에서 나타난 구조적 한계와 원칙의 후퇴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금정산이 이름뿐인 보호구역이 아니라,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모범적인 국립공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원칙에 기반한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정부는 파편화된 공원 구역의 생태적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핵심 사유지 매입과 보전지구 확대를 위한 장기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폭증할 탐방 압력에 대비해 과도한 시설계획을 전면 재조정하고 강력한 이용량 관리 방안을 조속히 도입해야 하며, 국립공원의 가치에 반하는 산림경영 허용 조건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금정산은 도심형 국립공원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2025년 11월 3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문의] 정인철 사무국장 (010-5490-1365), 이이자희 정책팀장 (010-4357-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