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산양의 희생이 남긴 교훈, 천연기념물의 죽음... '멸실'을 '폐사'로 바로잡다

관리자
2025-11-19
조회수 413

1e5e0b9fac7f8.jpg

국가유산청이 어제(18일), 천연기념물 동물의 죽음을 지칭하던 '멸실'을 '폐사'로 변경하는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우리는 이를 단순한 행정 용어의 수정을 넘어, 자연유산을 행정상 '물건'이 아닌 존엄한 '생명'으로 대우하겠다는 국가적 인식의 전환으로 받아들이며 깊이 환영한다.


이번 변화는 지난겨울, 혹한과 폭설 속 ASF 차단 울타리에 가로막혀 스러져간 수백 마리 산양의 비극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행정 당국이 멸종위기종의 떼죽음을 물건이 부서지거나 사라짐을 뜻하는 '멸실'로 처리했다는 사실은, 참사 그 자체만큼이나 큰 충격이었다. 이는 살아 숨 쉬는 생명조차 관리 목록상의 자산으로 취급하는 행정 편의주의의 민낯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생명을 사물화하는 부당한 용어의 시정을 끈질기게 요구해 왔다. 우리의 요구는 단순한 언어의 교정을 넘어, 생명을 대하는 정부의 철학을 바로 세우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은 시민사회의 비판에 대한 정부의 뒤늦지만 의미 있는 응답이자, 산양들이 목숨으로 남긴 쓰라린 교훈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법 조항 속 단어 하나를 고치는 일은 생명 존중의 가치를 확산하는 첫걸음에 불과하다. '멸실'에서 '폐사'로, 이 두 글자의 변화를 얻기 위해 너무나 많은 희생이 있었다. 우리는 이 선언이 문서 위에만 머물지 않도록, 정부가 실질적인 구조 체계 확립과 서식지 보호 등 근본적인 관리 시스템 개선에 나서는지 끝까지 감시할 것이다.


2025년 11월 19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문의] 정인철 사무국장 (010-5490-1365), 이이자희 정책팀장 (010-4357-1024)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