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문] '국립공원무등산지키기시민연대' 발족 선언문

이이자희
2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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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무등산지키기시민연대』 발족 선언문


너른 품으로 광주를 안은 무등산과 우리는 닮았습니다. 평등과 정의, 안식과 치유의 산, 무등산을 보며 우리는 나눔과 연대, 대동과 평등 세상을 만들어 왔습니다. 우리는 무등을 닮고 무등은 우리를 닮으며, 광주공동체와 무등산은 늘 함께 해 왔습니다. 


우리는 꿀잼도시, 관광객 유치, 기업 수익 사업을 위해 무등산 개발을 옹호하고 추진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수 십년간 시민들은 무등산을 아끼며 사랑해 왔고, 운림온천개발사업을 비롯한 무등산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시민들은 무등산을 지켰고, 무등산을 보전하고 복원하여 온전히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국립공원으로 지정을 요구했습니다. 그 결과, 무등산은 시민의 뜻에 따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오늘, 이 광장에는 52번째 지구의 날을 기념해 시민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의 탐욕으로 아파하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다음 세대에게 뜨거워지는 지구, 쓰레기가 넘쳐나는 지구, 야생동식물이 사라지는 지구를 물려주게 됩니다. 변해야 합니다. 멈춰야 합니다. 현 세대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무등산을 파헤치려는 행위는 멈춰야 합니다. 우리는 새소리가 들리고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보이고, 그 속에 인간의 소리도 함께 어우려져 인간과 자연이 공존, 공생하는 무등산으로 지켜나가려 합니다.    


무등산의 높이가 1187m가 아니라고 합니다. 1966년부터 군공항과 군시설 보호를 위해 무등산 정상에 자리한 방공포대는 정상을 깎아 군시설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국립공원 지정 이후인 2015년, 시민의 염원인 정상 복원을 위해  '무등산 정상 군부대 이전과 복원을 위한 시민모임'을 결성해 활동했습니다. 그 결과 광주시,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방부가 군부대 이전을 위한 협약도 맺었습니다. 우리는 정상 군부대가 이전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무등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자리해 온갖 철탑과 시설물,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무등산은 정상의 군부대를 이전하고 온전한 모습으로 복원해야 합니다. 또한 누에봉을 비롯해 무등산 정상부의 봉우리마다 설치된 9기 방송통신탑의 통합·이전도 필요합니다. 


나눔과 연대의 공동체, 대동과 평등의 광주 정신이 숨 쉬는 이곳 5·18 민주광장에서 우리는 무등산 개발 공약을 내세워 지역을 갈등과 분열로 내모는 모든 행위를 멈출 것을 단호히 요구합니다. 무등산 정상의 군부대 이전, 무등산 봉우리의 방송통신탑 통합·이전을 통해 훼손된 무등산을 복원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개발로부터 무등산을 지키고 복원하기 위해 광주시민들의 뜻과 행동을 모아 함께 실천할 것입니다. 

 

2022.4.23. 

5·18 민주광장에서 『국립공원무등산지키기시민연대』 발족을 선언하며 참여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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