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나침반이 필요한 환경부, 방향 감각 잃은 장관을 맞아야 하나

관리자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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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과 난개발로 신음하는 자연환경 보전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이끌어야 할 새 정부의 첫 환경부 장관. 그 막중한 책임감만큼이나 이번 인사청문회를 향한 기대와 우려 또한 높았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드러난 김성환 후보자의 환경 철학과 정책 인식은 기대는커녕, 그가 수행해야 할 헌법적 책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우려만을 키웠다.


이번 청문회는 단지 후보자 개인의 철학적 한계에 대한 문제를 넘어섰다.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용인하는 처지나, 생물다양성보다 에너지 문제에만 치우친 편향된 철학을 심도 있게 검증하기보다, '이재명 정부 최고 인사'라며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던 거대 여당의 모습은 정책 검증이라는 청문회 본연의 역할에 아쉬운 단면을 보여주었다.


장관의 헌법적 의무와 후보자의 인식 괴리

대한민국 헌법 제35조는 국가의 환경보전 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며, 환경부 장관은 이를 이행하는 최종 책임자이다. 특히 환경정책기본법과 자연환경보전법 등 각종 환경법이 부여한 권한은 장관이 단순한 조정자가 아니라 개발 사업에 대한 '최종 저지선'이자 국민의 환경권을 지키는 '독립적 규제자'임을 명백히 밝힌다.


이러한 헌법적, 법률적 책무에 비추어 볼 때, 후보자가 자신을 ‘안내 지원부서’의 장으로 인식하고, 환경 갈등 해결의 '지름길'을 찾겠다고 한 발언은 장관에게 주어진 독립적 규제자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고 환경보전이라는 핵심 의무를 경시하는 태도로 비춰질 수 있기에 매우 우려스럽다.


물론 이러한 후보자의 위험한 인식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지난 이명박 정부로부터 이어진 규제 완화 기조와 개발 논리에 밀려 환경부 스스로 '규제자'가 아닌 '지원자'로 위축되어 온 구조적 문제의 결과물이자 연장선이다. 

따라서 후보자의 리더십을 판단할 진정한 시험대는 개인의 철학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무너진 환경부의 법적 위상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논란에서 드러난 왜곡된 의사결정 구조를 엄격히 감사하고 정상화하는 선결과제를 이행하는 데에 있다. 새 환경부 장관의 첫 번째 임무는 바로 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실행력이 될 것이다.


정책 검증을 뒤로한 여당의 책임

더 큰 아쉬움은 후보자가 드러낸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옹호하며 검증의 장을 정치적 공방으로 전락시킨 거대 여당의 책임이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4대강, 신공항, 신규 댐과 같은 첨예한 갈등 현안을 통해 후보자의 환경 철학과 위기관리 능력을 심도 있게 검증하기보다, 이전 정부와의 차별점을 부각하며 청문회를 정치적 공방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청문회는 후보자의 자질을 날카롭게 검증하는 정책의 장이 되어야 하지만, 광장에서 터져 나오는 시민사회의 절박한 비판과 시민들의 우려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했다. 비판적인 질문과 대안 제시를 통해 정책을 바로 세우기보다, 후보자를 옹호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혼란만 남긴 청문회, 헌법적 책무가 기준이다

결국 이번 청문회는 환경부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그 책임과 권한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국민적 물음에 답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혼란만을 안겨주었다. 신규 핵발전소를 용인하며 생물다양성을 경시하는 편향된 에너지관, 환경을 ‘지원’의 대상으로 보고 갈등 해결의 '지름길'을 찾으려는 태도, 그리고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정치권의 모습은 그들이 헌법적 책무를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를 보여주었을 뿐이다.


환경부 장관 임명의 기준은 정치적 신뢰나 개혁 의지가 아니라, 헌법이 천명한 환경보전의 책무를 이해하고 이를 어떤 위협에도 맞서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철학이어야 한다. 이번 청문회는 김성환 후보자가 그 당연한 기준에 얼마나 미달하는지, 따라서 환경부 수장으로서 왜 부적격한지를 명징하게 보여주었을 뿐이다.



2025년 7월 17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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