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악철도 철회돼야 마땅하다
지리산 산악철도 철회돼야 마땅하다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
알프스하동프로젝트는 공공 150억 원·민자 1500억 원 등 165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0∼2024년 5년간 지리산 화개∼악양∼청암면 산악열차 15㎞와 모노레일 5.8㎞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형제봉 정상에는 알프스힐파크호텔을 건설하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사회적 타협 방식인 ‘한걸음 모델’의 3대 과제로 해당 프로젝트를 선정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기획재정부가 하동군이 추진하는 지리산 산악철도를 지원하고 나섰다. 현재 사업지역인 지리산 형제봉의 경우 ‘산지관리법’의 규제에 따라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지역이다. 그런데 이 규정과 상관없이 정부가 나서 ‘지역특구법’을 개정해 산악개발이 가능한 특례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법률이 개정되면 전국 어느곳에서나 산 정상에 호텔, 산악철도, 케이블카, 모노레일 등의 개발이 가능하다.
기획재정부는 신사업 도입에 따른 혁신의 혜택을 사회 구성원 모두 골고루 누릴 필요가 있다며, 산악철도는 국내 신기술이 개발되었으나 활용기회가 전무 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지리산 형제봉은 규제 수준이 비교적 낮은 지역이어서 사업이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단체들은 산악관광이 가능하게 하는 법률과 산악철도가 지리산을 넘어 전국에 개발광풍을 불게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즉, 국민과 미래세대의 재산인 국유림이 사유화되고, 국립공원 개발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달곰친구들도 성명을 통해 “형제봉 일대는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고,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라며 “지리산 산악철도는 반달가슴곰의 삶터를 빼앗을 것이며, 삶터를 빼앗긴 반달가슴곰이 민가 가까이 내려와 주민과의 충돌 가능성을 높일 게 분명하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 당장 사업을 멈추는 것이 행정력 낭비를 막고, 지역갈등을 최소화하는 길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하동군이 대송산단 민자사업으로 2,260억의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어 재차 민자로 추진될 경우에는 지역경제가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있다.
우리는 기획재정부가 ‘한걸음 모델’이라는 근본도 없는 정책으로 엉터리 공론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리산 전역에 불필요한 갈등을 조성하고 있다. 법적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지역 분열을 부추기는 행태를 당장 멈춰야 한다. 빚 잔치하려는 하동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리산 산악철도는 당장 철회돼야 마땅하다.
문재인 정부는 어떤 의도였던간에, 전경련 패거리가 주도했던 산악관광카드를 다시금 꺼냈다. 국정농단 세력에게 손을 내민 최악이고 형편없는 선택이다. 음험한 작당이 계속된다면 두말없이 싸울 국민들의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지리산은 지리산이다. 알프스가 아니다. 하루빨리 헛된 망상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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