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밥을 나누며 더 단단해진- 설악산과 지리산 연대의 날

관리자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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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라는 말은 갓 지은 밥처럼 언제나 따스한 느낌을 줍니다. 

혼자라면 외롭고 추웠을 길을 연대를 통해 여럿이 따뜻하게 걸을 수 있기 때문일까요?


3월 6일(수)~7일(목) 설악산자락에 사는 양양, 속초 주민들이 지리산자락에 사는 구례, 남원, 하동, 산청 주민을 만나기 위해 6시간을 달렸습니다.

지리산 화엄사 인근에서 우리의 만남을 반겨준 것은 '지리산x설악산, 끝까지 지켜낸다!', '설악산x지리산, 끝까지 지켜낸다!'라고 적힌 초록색 현수막이었습니다.


따뜻한 차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설악산과 지리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연대의 의미를 서로 곱씹어 보고, 연대하여 서로의 설악산, 지리산을 함께 지키자는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지역 안에서 무관심이 관심으로 바뀌는 순간들을 공유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설악산 주민들은 착공식 이후에 모두가 끝난 거 아니냐고 말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는 결의를 보였고, 지리산 주민들은 끝까지 함께 막아내자고 말을 더했습니다.

지리산에서는 케이블카 설치 소식 후 대책위를 만들었던 이야기, 군청과의 대화에서 막막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이미 수없이 겪은 서로의 아픔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특히 설악산 주민들은 작년 11월 20일 진행된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착공식'까지 먼 길 와준 지리산 주민들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여독을 푼 다음날, 구례군청에서 진행하는 지리산 케이블카, 산악열차, 골프장, 양수댐 반대 시위에 함께했습니다.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지리산에 정말 많은 개발 이슈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출근길 시위를 마치고, 구례군청 앞에서 설악산과 지리산을 지키기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서로를 향한 강한 연대 발언과 함께 설악산과 지리산을 절대 개발 논리에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설악산과 지리산 주민들은 공동결의문을 발표하여 서로의 연대를 더욱 단단히 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사포마을로 향했습니다.

사포마을은 10여 년 전 마을 위편에 골프장 조성 계획이 있었지만, 주민들이 끝까지 투쟁하여 설치되지 못하게 투쟁한 곳입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지리산온천지구 개발을 위해 같은 부지에 골프장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사업 추진 전 무단 벌목을 하여 논란이 되었습니다.

사포마을 주민들을 만나 무단 벌목 현장과 그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피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수로가 만들어지지 않고, 무단으로 벌목한 현장으로 인해 사포마을에는 흙탕물이 내려오고, 토사유출로 인한 산사태 위험도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유리하기 위해, 생태자연도 등급을 일부러 낮추기 위해 무단 벌목을 한 것은 사포마을뿐만이 아닙니다.




무단 벌목으로 휑해지고, 벌목 잔해가 정리되지 않은 채 남겨진 벌목 현장을 보니 마음도 휑해졌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벌목 현장에서 우리의 마음은 공허하기만 했습니다. 현재 일부 지역은 '불법 벌목으로 조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설치되어있었고, 비가 온 이후 바뀐 물길로 벌목 현장 일부는 흙이 쓸려 내려간 흔적으로 가득했습니다.


다시 사포마을로 돌아와, 마을 주민이 만들어 준 따뜻한 붕어빵을 나눠 먹었습니다. 힘든 마음을 다시 따뜻하게 녹여주는 맛이었습니다.

앞으로 설악산과 지리산은 함께 걸을 것입니다. 국립공원이 개발되지 않고, 설악산과 지리산이 지금 그대로 보전될 수 있도록 계속 연대할 것입니다.

우리의 절절한 마음과 결의는 아래의 결의문으로 대신합니다.



[지리산×설악산을 사랑하는 설악지리 주민 공동결의문]
설악산×지리산, 끝까지 지켜낸다!


2024년 3월 7일 지리산의 아침이 열렸습니다. 지리산골프장, 구례양수댐, 지리산케이블카 중단을 촉구하며 구례군청 앞에 선 우리는 구례 주민들이며, 지리산의 아픔에 마음 깊이 공감하는 설악산 주민들입니다. 오늘 아침 우리가 구례군청 앞에 선 이유는 지리산과 설악산을 사랑하기 때문이며, 내가 사는 지역이 지금 모습 그대로 남아 있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골프장, 양수댐, 케이블카 추진 세력들은 모든 개발사업 앞에 “지역소멸”을 말합니다. 지역소멸은 엄청난 권력과 힘을 가진 말입니다. 이 말은 모든 걸 좌지우지합니다. 골프장을 짓고, 양수댐을 만들고, 케이블카를 건설하면 인구는 늘어나고, 경제적으로 윤택해질 것이니 가만히 있으라고 합니다. 주민 의견은 묵살하고 희생을 강요하며 탈․불법으로 나무들을 베어냅니다. 


그러나 골프장, 양수댐, 케이블카를 기획하는 문서, 추진하는 사람들, 운영하는 지역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지리산골프장과 구례양수댐이 건설되면 주민 삶의 질은 지금보다 나빠진다고요, 1,000억 이상의 군민 세금으로 지어지는 지리산케이블카는 구례군 재정을 거덜 낼 밑 빠진 독이라고요.


그러니 골프장, 양수댐, 케이블카 추진 세력들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들은 주민 삶보다는 주머니 채우기가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땅과 물보다는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숲과 자연은 언제든지 훼손해도 되는 인간만을 위한 부속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설악산케이블카가 추진되는 과정을 똑똑히 봤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보호지역 설악산, 멸종위기종 산양이 사는 땅, 관련 국가 연구기관과 전문가들 모두가 부적합이라고 판단했지만, 설악산케이블카 추진 세력들은 멈추지 않습니다. 권력이 앞장서고, 온갖 불법과 탈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주머니가 채워지기 때문입니다. 자연은 굴뚝 없는 공장이라는 잘못된 미신에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제발, 멈추고 생각해 보십시오. 인간이 만든 물건은 고작 몇십 년 가동하면 수명을 다합니다. 거기에서 나오는 이익 또한 시대와 따라 손익이 갈리게 됩니다. 그러나 숲과 자연을 그대로 보전한다면 대대손손, 천만년 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그 혜택 또한 제한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땔감이 필요하다고 과실수를 잘라버리면 다음 해에는 과실을 먹을 수 없습니다. 순간의 이익에 모든 걸 태워버리는 어리석은 짓은 그만둬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지리산골프장, 구례양수댐, 지리산케이블카가 멈출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구례만이 아니라 지리산권 곳곳에서 시도되는 또다른 케이블카, 또다른 골프장, 지리산산악열차, 벽소령도로 등이 멈출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지리산만이 아니라 설악산케이블카도 멈출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다독이며 지치지 않고 연대하여 끝까지 지켜내겠습니다. 


2024년 3월 7일
지리산×설악산을 사랑하는 설악지리 주민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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