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을 만나다 - 생명현장지킴이대회 결의문

관리자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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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환경단체 활동가들, 생태학살 규탄하고 생명 연대 결의

설악산, 지리산, 제주, 새만금, 가덕도, 4대강 등 전국 곳곳에서 자본의 막개발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서 싸우는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생태학살을 규탄하고 생명 연대를 결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지난 12월 6일(금) 오후 3시부터 7일(토) 오후 12시까지 세종시 현장에서 "생태학살 저지 전국활동가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가덕도신공항백지화시민행동,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제주제2공항반대도민회의, 지리산케이블카반대대책위, 새만금신공항백지화시민행동 등 전국의 주요 환경단체들이 참여했습니다.

대회 첫날에는 △생태학살 현장 보고 △토론 및 워크숍 △문화 행사 등이 진행되었으며, 둘째 날에는 세종 국토부·환경부 앞에서 규탄 행동을 벌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막개발로 고통받는 생명들의 목소리를 듣고,  연대를 통해 생태학살을 저지하는 힘을 모을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생명현장지킴이대회 결의문


새만금, 가덕도, 제주, 설악산, 지리산, 낙동강과 영산강, 금강. 그 뿐 아니라, 신규댐 건설, 하천 준설, 채석단지, 골프장 등 자본의 막개발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생명이 학살되고 있다. 그곳마다 깃발과 망루를 세우고, 천막을 짓고,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생명을 위협하고 죽이는 자본과 기득권에 맞서 싸우며 낙동강이 곧 금강이고 금강이 곧 낙동강이듯, 설악산과 지리산, 제주와 새만금, 가덕도는 서로 하나임을 확인하며 적게는 200일, 많게는 1천일의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인간의 문명은 빠르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진보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우리의 모든 것, 강과 산 그리고 바다와 그 곁에 사는 야생생물들의 삶터를 파괴하고 짓밟아 온 결과였다. 잠시 눈에 화려할 뿐, 어쩌면 우리의 눈을 멀게하고 봐야 할 현실을 외면하게 해 온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어쩌면 빈 땅위에 세워져 언젠가는 무너져버릴 우리만의 바벨탑에 취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흐르는 금강의 자갈은 소유가 없다. 새만금 갯벌 그 땅의 주인 또한 누구도 아니다. 가덕도와 제주의 바다와 모래는 거기 깃들어 살아온 생명 모두의 것이다. 지리산과 설악산은 생명들의 은신처이자 사람에게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존엄하고 큰 존재로서 우리와 함께 해 왔다. 


그들이 주는 풍요로움은 그 안에 깃들어 사는 생명 모두의 것이다. 누군가 마구 파괴해 돈을 벌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그것을 간과하고 계속 자연을 파괴한다면 결국 다 같은 멸종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더이상 죽이지 마라”


이렇게 외치며 세운 망루와 천막들은 생명, 다름 아닌 우리 모두를 지켜낼 마지막 선이다. 그렇기에 자본과 기득권에 사방이 막힌 것 같은 지금을 견디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을 낮추고 바닥을 기어 기어이 길을 만들어 낸다. 단 하나, 우리가 지키고 싶은 생명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아직 끝나지 않았고, 언제 끝날지도 모를 이 투쟁은 아직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있다고, 잃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온 몸을 바쳐 세상에 외치는 우리의 소리다. 이 소리를 외치는 이들의 소중한 오늘 하루는, 이 지구가 겪어온 수많은 시간의 한 끝에 이어져 생명이라는 영원의 길을 이어내고 있다.


오늘 우리는 ‘삼일의 연대’를 결의한다. 우리는 생명 학살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는 모든 현장에 자본과 기득권이 중장비를 끌고 들어올 때, 그곳으로 달려가 기꺼이 생명의 편에 설 것이다. 우리는 굴착기와 덤프트럭을 막아설 것이다. 우리는 공권력의 위협보다, 우리 강과 산의 파괴가 더 크게 두려워해야 할 일이라는 깊은 확신과 공감대로 연대 할 것이다. 


우리는 싸우고 외칠 것이다. 생명과 눈을 마주치고, 웃으며 손잡고 달려갈 것이다. 생명의 편에 선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이 생명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우리는 결국 싸워 이길 것이다.



2024년 12월 7일 


생명학살 현장에서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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