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무더위를 뚫고 전국의 현장이 청와대 앞에 모였습니다

관리자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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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 전국대회 소식 


지난 8월 29일 토요일 오후, 제3회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 전국대회가 열렸습니다. 늦여름 볕이 여전히 뜨거운 날이었지만 새만금과 가덕도, 설악산과 지리산, 황령산, 낙동강과 금강, 청양 지천, 홍천 풍천리까지 전국의 현장에서 시민들이 청와대 앞으로 모였습니다. 오후 3시, 각 단체의 깃발이 하나씩 이름을 불리며 박수 속에 무대 앞으로 행진해 들어오는 것으로 대회가 시작됐습니다.


첫 순서는 위령제였습니다. 개발로 스러져 갔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스러지고 있을 생명들을 위해 참가자 모두가 일어나 묵념했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박그림 대표가 추도사를 낭독했습니다. 피리와 태평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연주자 정신혜의 공연이 그 마음을 이어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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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과 케이블카, 첫 발언들


새만금 | 오동필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집행위원) 

새만금개발청의 변경 계획을 '대통령이 말한 희망고문의 30년'을 더 늘리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죽음의 호수를 만드는 준설의 유지, 물 위에 그렸다가 지도에서 지운 생태용지, 군산공항을 두고도 미군 관제권 아래 추진하는 신공항이 그 근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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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 김현욱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 

태풍이 정면으로 드는 외해, 60미터 넘는 연약 뻘층 위에 활주로를 세우고 낙동강하구 철새 이동경로를 가로지르는 공항을 '예견된 중대재해'라고 불렀습니다. 환경영향평가도 끝나지 않은 10월 우선착공의 전면 중단과 사업 백지화를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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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오색케이블카 | 김동일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위원장) 

양양 바다에서 가리비와 멍게를 기르는 토박이답게 숫자로 말했습니다. 사업비는 460억에서 1,600억 원을 넘길 전망인데 국비는 한 푼도 없고, 붕괴 위험이 지적돼 지주는 12기로 늘었으며 주민 과반이 등을 돌렸으니, 즉각 중단과 함께 국립공원 안에 더 이상 대규모 개발사업은 없다는 선언으로 답하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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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케이블카 | 이성근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대관절 당신들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30년째 황령산 개발에 맞서 온 그는 특유의 부산말로 토건족과 관료들에게 물었습니다. 토지수용이 대법원에서 위법으로 확정된 케이블카 사업의 전면 백지화와, 전재수 부산시장의 '부산 1호 도시생태축 지정을 통한 황령산 보전' 공약 이행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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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케이블카 | 정정환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집행위원) 

산청군과 구례군은 상부 정류장을 등산로와 연결하지 않으니 친환경이라고 말하지만, 밀양 얼음골과 덕유산이 그랬듯 완공 뒤 등산로가 열리는 것을 막을 방법도 의지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케이블카를 공원시설로 허용해 둔 자연공원법의 모순부터 고치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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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이 끝나자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었습니다. 앞면에는 '생명', 뒷면에는 '개발 자본 말고 생명'. 피켓을 뒤집어 가며 다 같이 외쳤습니다. "죽어도 되는 생명은 없다, 생태학살 개발사업 중단하라!" 이어 성미산학교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몸짓 공연 '바위처럼'과 합창 '같이 살자'로 어른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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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댐, 발전소의 목소리


낙동강 녹조 |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녹조 독소 마이크로시스틴이 원수와 농산물, 공기를 넘어 유역 주민 17명의 소변에서까지 검출됐는데, 창녕 남지의 녹조물을 청와대 비서실장 앞으로 보내자 돌아온 것은 우체국 반송 메시지 한 줄이었습니다. 독소 검출 주민 추적조사와 유역 주민 건강 역학조사, 수문 개방과 보 처리 방안의 조기 이행을 대통령 긴급 업무지시로 내리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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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 문성호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공동대표) 

녹조에 강을 빼앗긴 지 15년째, 강은 흘러야 하니 4대강 16개 보를 반드시 철거하라고 했습니다. 국민을 건너뛰고 기업 총수들과 만나 메가 프로젝트에 국운을 걸겠다는 정부를 향한 경고도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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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댐 | 김명숙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 대표) 

새벽에 고추와 구기자를 따고 소 밥을 주고 올라온 청양 주민들과 함께 무대에 섰습니다. 최종후보지에서 빠졌던 지천댐을 주민도 청양군도 모르는 민간인 6명의 밀실 회의로 되살려 놓고 공론화라 부를 수는 없다며 백지화를 요구했습니다. 청양군청 앞 피켓시위는 대회 전날로 816일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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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 | 이창후 (홍천풍천리양수발전소건설반대위원회 총무) 

주민들은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1937년부터 이어진 잣나무숲과 자연휴식년제 계곡을 그대로 두고 지금처럼 살게 해달라는 것이며, 현장에서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 같다'던 장관이 한 달 만에 '법적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로 돌아선 근거를 모두 앞에 공개하라고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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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사이 대전의 사자후 합창단이 '피난'과 '태초의 약속', '우리의 하루'를 불러 대오의 숨을 골라 주었습니다.



지리산 지하수와 낙동강하구, 마지막 발언들


지리산 지하수 | 민병권 (지리산지하수지키기공동행동 대표) 

산청군 삼장면 생수공장 4곳의 지하수 취수 허가량은 하루 5,264톤으로 제주삼다수보다 많고, 지하수고갈위험 1등급 지역인데도 올해 1월 하루 272톤 증량이 또 허가됐습니다. 증량 즉각 중단과 전면 조사, 허가 과정의 주민 참여권 보장, 30년 된 먹는물관리법의 근본 개정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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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하구 | 박상현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교량 27개가 놓인 낙동강에 16개를 더 짓는 계획 앞에서, 을숙도대교 이후 고니가 사라졌듯 대저·엄궁·장낙대교가 큰고니마저 밀어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공사 중단과 환경영향평가 재평가를 요구하며, 각자의 현장을 하나의 전선으로 잇는 '생명의 편에 선 연대농성단'을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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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태비상시국을 선언했습니다

대회의 마지막 순서로 참가자들은 생명생태비상시국을 선언했습니다. 3대 메가 프로젝트로 대표되는 개발정책에 전면 대응하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내용으로, 희진 전북녹색연합 활동가와 정정환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집행위원, 박상욱 한국환경회의 간사가 함께 낭독했습니다. 밴드 프리버드 임도훈의 '흘러라 강물아 난바다야'와 '장벽을 넘어'가 뜨거웠던 오후의 끝을 채웠고,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대표단 면담 계획과 9월 19일 기후정의행진 참여 안내로 대회는 마무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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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지리산에서 나온 자연공원법 개정 요구와, 설악산에서 나온 '국립공원 안에 더 이상 대규모 개발사업은 없다'는 선언 요구에 주목합니다. 케이블카를 공원시설로 허용해 둔 법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설악산과 지리산의 싸움은 다른 국립공원에서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치지 말고 끈질기게, 분노하지만 세상 누구보다 다정하게." 모두가 함께 외친 마무리 인사처럼, 그날의 광장은 분노만큼이나 서로를 돌보는 다정함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무더위 속에 자리를 지켜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9월 19일 기후정의행진에서도 함께 걸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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