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숫자 '1,058'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었다.
그것은 지난겨울, 폭설과 ASF 차단 울타리에 갇혀 목숨을 잃은 산양들의 숫자였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의 죽음은 우리에게 깊은 슬픔과 충격을 안겨주었다.
'산양과 함께 살기'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데이터톤 프로그램은 그 슬픔을 행동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였다.

지난 겨울, 폭설과 ASF 차단 울타리에 고립되어 먹이를 힘겹게 찾던 산양의 모습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강원 북부지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은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었다. 산양이 뛰어 놀던 숲, 그들이 힘겹게 오르내렸을 바위, 그리고 어쩌면 그들의 마지막 숨결이 머물렀을 눈 덮인 계곡까지. 모든 것이 산양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웅장한 산세와 맑고 차가운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하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마음이었다. 데이터톤은 처음이었기에 낯설었고, 과연 내가 산양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곧, 활동가들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긴장은 조금씩 녹아내렸고, 산양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설렘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산양 탐사단과 마주한 산양 가족, 낯선 존재에게 경계심 가득한 눈빛을 보였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산양은 워낙 예민한 동물이라 직접 마주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험준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때로는 가파른 바위틈을 기어오르며 찾아 헤매던 중, 드디어 멀리 절벽 위에서 우아하게 서 있는 산양 두 마리를 발견했다!
숨죽이며 산양을 바라보는 순간, 벅찬 감동과 흥분에 휩싸였다. 쌍안경으로 자세히 관찰하던 중, 절벽 아래쪽에서 새끼 산양 한 마리를 데리고 이동하는 어미 산양을 발견했다. 아마도 아까 본 두 마리와는 다른 가족인 듯했다. 새끼를 돌보는 어미 산양의 모습은, 지난겨울 폭설 속에서 죽어간 산양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들의 흔적을 따라 이동하던 중, 눈 속에 파묻혀 뼈만 남은 산양 사체를 발견했을 때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인간의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희생된 산양의 모습은, 야생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무겁게 느끼게 했다.

지난 겨울에 죽은 산양은 뼈만 남은 채 그 혹독함을 보여줬다 ©박종무

산양 모니터링 시 조사 야장 작성은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산양 보호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야생에서 만난 산양은 당당하게 먹이를 먹고 있었다 ©박종무
데이터톤에서는 단순히 산양의 흔적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GPS 데이터, 현장 사진, 과거 연구 자료 등을 활용하여 과학적으로 산양의 서식지를 분석하는 방법을 배웠다. 산양의 이동 경로, 주요 서식지, 위험 요인 등을 파악하며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특히, ASF 차단 울타리가 산양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GPS 데이터를 통해 직접 확인하고, 그 심각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폭설로 인해 먹이를 찾지 못하고 탈진해 죽은 산양들의 데이터를 보며, 기후 변화가 야생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산양이 구조되어 치료를 받고 다시 자연으로 방사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산양 서식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산양 보호를 위한 모든 전략의 시작은 정확한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에 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산양의 서식지 인근 마을 주민들과의 만남은 데이터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산양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때문에 산양을 골칫거리로 여기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수록, 야생동물과의 공존이라는 것이 단순히 동물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을 위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민들은 산양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 산양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산양을 향한 애정과 걱정, 그리고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역 주민, 전문가, 시민들이 함께 모여 야생동물과 공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김호진 인제천리길 대표님과의 대화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인식과 야생 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고민 등 중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데이터톤은 짧은 2일간의 여정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았다. 산양의 숨결을 느끼며, 야생동물과의 공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물론 아쉬움도 남는다. 좀 더 많은 시간을 현장에서 보내며 산양의 생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싶었고, 주민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또한, 다른 참여자들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시간도 부족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은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더욱 분명하게 알려주는 이정표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과 책임감을 더욱 크게 느끼며,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나가려고 한다.

ASF 차단 울타리 철거를 위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박종무
이번 데이터톤은 단순히 산양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과의 공존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산양을 비롯한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나가려고 한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산양의 삶은 곧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고, 우리의 선택은 산양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산양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그것은 곧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일 것이다.
이 글은 [빠띠 월간이슈 X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산양 함께 살기 데이터톤' 참가자 응답 내용 중 일부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뉴스 속 숫자 '1,058'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었다.
그것은 지난겨울, 폭설과 ASF 차단 울타리에 갇혀 목숨을 잃은 산양들의 숫자였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의 죽음은 우리에게 깊은 슬픔과 충격을 안겨주었다.
'산양과 함께 살기'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데이터톤 프로그램은 그 슬픔을 행동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였다.
지난 겨울, 폭설과 ASF 차단 울타리에 고립되어 먹이를 힘겹게 찾던 산양의 모습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강원 북부지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은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었다. 산양이 뛰어 놀던 숲, 그들이 힘겹게 오르내렸을 바위, 그리고 어쩌면 그들의 마지막 숨결이 머물렀을 눈 덮인 계곡까지. 모든 것이 산양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웅장한 산세와 맑고 차가운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하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마음이었다. 데이터톤은 처음이었기에 낯설었고, 과연 내가 산양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곧, 활동가들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긴장은 조금씩 녹아내렸고, 산양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설렘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산양 탐사단과 마주한 산양 가족, 낯선 존재에게 경계심 가득한 눈빛을 보였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산양은 워낙 예민한 동물이라 직접 마주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험준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때로는 가파른 바위틈을 기어오르며 찾아 헤매던 중, 드디어 멀리 절벽 위에서 우아하게 서 있는 산양 두 마리를 발견했다!
숨죽이며 산양을 바라보는 순간, 벅찬 감동과 흥분에 휩싸였다. 쌍안경으로 자세히 관찰하던 중, 절벽 아래쪽에서 새끼 산양 한 마리를 데리고 이동하는 어미 산양을 발견했다. 아마도 아까 본 두 마리와는 다른 가족인 듯했다. 새끼를 돌보는 어미 산양의 모습은, 지난겨울 폭설 속에서 죽어간 산양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들의 흔적을 따라 이동하던 중, 눈 속에 파묻혀 뼈만 남은 산양 사체를 발견했을 때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인간의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희생된 산양의 모습은, 야생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무겁게 느끼게 했다.
지난 겨울에 죽은 산양은 뼈만 남은 채 그 혹독함을 보여줬다 ©박종무
산양 모니터링 시 조사 야장 작성은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산양 보호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야생에서 만난 산양은 당당하게 먹이를 먹고 있었다 ©박종무
데이터톤에서는 단순히 산양의 흔적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GPS 데이터, 현장 사진, 과거 연구 자료 등을 활용하여 과학적으로 산양의 서식지를 분석하는 방법을 배웠다. 산양의 이동 경로, 주요 서식지, 위험 요인 등을 파악하며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특히, ASF 차단 울타리가 산양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GPS 데이터를 통해 직접 확인하고, 그 심각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폭설로 인해 먹이를 찾지 못하고 탈진해 죽은 산양들의 데이터를 보며, 기후 변화가 야생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산양이 구조되어 치료를 받고 다시 자연으로 방사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산양 서식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산양 보호를 위한 모든 전략의 시작은 정확한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에 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산양의 서식지 인근 마을 주민들과의 만남은 데이터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산양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때문에 산양을 골칫거리로 여기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수록, 야생동물과의 공존이라는 것이 단순히 동물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을 위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민들은 산양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 산양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산양을 향한 애정과 걱정, 그리고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역 주민, 전문가, 시민들이 함께 모여 야생동물과 공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김호진 인제천리길 대표님과의 대화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인식과 야생 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고민 등 중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데이터톤은 짧은 2일간의 여정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았다. 산양의 숨결을 느끼며, 야생동물과의 공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물론 아쉬움도 남는다. 좀 더 많은 시간을 현장에서 보내며 산양의 생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싶었고, 주민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또한, 다른 참여자들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시간도 부족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은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더욱 분명하게 알려주는 이정표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과 책임감을 더욱 크게 느끼며,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나가려고 한다.
ASF 차단 울타리 철거를 위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박종무
이번 데이터톤은 단순히 산양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과의 공존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산양을 비롯한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나가려고 한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산양의 삶은 곧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고, 우리의 선택은 산양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산양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그것은 곧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일 것이다.
이 글은 [빠띠 월간이슈 X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산양 함께 살기 데이터톤' 참가자 응답 내용 중 일부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