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또다시 실제 착공을 목전에 두면서, 10년 넘게 이어진 해묵은 논쟁이 우리 사회에 깊은 피로감을 안기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국립공원 규제완화에서 촉발된 이 사업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립공원위원회의 두 차례 부결에도 불구하고 경제계의 요구와 정치적 판단이 더해져 조건부로 승인됐다. 그러나 이후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과 끊임없는 법적 공방으로 10년간 삽 한 번 뜨지 못했다는 사실은, 출발부터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업이었음을 방증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가 보호지역 관리의 원칙과 정책 결정 시스템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점이다. 문화재위원회의 부결 결정이 행정심판으로 뒤집히고, 문재인 정부에서 어렵게 내려진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마저 또다시 행정심판을 통해 번복되는 과정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렸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선거 공약’ 이행이라는 명분 아래 환경부가 사실상 사업 추진을 보증하면서, 과거 정부들의 결정을 손쉽게 뒤집는 행태가 반복되어 왔다. 이러한 행태는 국가 정책 결정 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키우고, 소모적인 사회적 갈등만 증폭시키는 악순환이다.
설악산 케이블카 논쟁은 단순한 환경보호와 지역개발의 대립 구도를 넘어선다. 이 논쟁은 우리 사회의 정책 결정 과정이 얼마나 합리성과 숙의 민주주의에 기반하고 있는지, 그리고 장기적인 국가적 가치와 단기적 정치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국립공원은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자 생태계 보전의 핵심 공간이다. 이러한 국립공원의 미래가 정권의 입맛이나 특정 이익집단의 요구에 따라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간의 논란은 환경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피상적인 인식을 드러냄과 동시에, 갈등 조정과 사회적 합의 도출이라는 정치 본연의 기능 부재를 여실히 보여준다.
새 정부는 이제 이 소모적인 논쟁의 고리를 끊고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할 중대한 역할과 의무를 지고 있다. 단순히 사업을 강행하거나 백지화하는 이분법적 접근을 넘어, 설악산의 생태적 가치, 국립공원 관리 원칙, 그리고 정책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내용적 정당성 모두를 종합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지난 10년간의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교훈 삼아, 더 이상 국론 분열을 야기하지 않을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
정부는 눈앞의 정치적 유불리나 단기적 경제 효과에 매몰되지 말고, 설악산이 지닌 국가적·생태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또한 이번 기회에 국립공원 관련 정책 결정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고,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설악산 케이블카 논란에 합리적 마침표를 찍고, 우리 사회가 환경과 개발의 조화라는 더 큰 지혜를 발휘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2025년 6월 2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또다시 실제 착공을 목전에 두면서, 10년 넘게 이어진 해묵은 논쟁이 우리 사회에 깊은 피로감을 안기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국립공원 규제완화에서 촉발된 이 사업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립공원위원회의 두 차례 부결에도 불구하고 경제계의 요구와 정치적 판단이 더해져 조건부로 승인됐다. 그러나 이후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과 끊임없는 법적 공방으로 10년간 삽 한 번 뜨지 못했다는 사실은, 출발부터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업이었음을 방증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가 보호지역 관리의 원칙과 정책 결정 시스템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점이다. 문화재위원회의 부결 결정이 행정심판으로 뒤집히고, 문재인 정부에서 어렵게 내려진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마저 또다시 행정심판을 통해 번복되는 과정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렸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선거 공약’ 이행이라는 명분 아래 환경부가 사실상 사업 추진을 보증하면서, 과거 정부들의 결정을 손쉽게 뒤집는 행태가 반복되어 왔다. 이러한 행태는 국가 정책 결정 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키우고, 소모적인 사회적 갈등만 증폭시키는 악순환이다.
설악산 케이블카 논쟁은 단순한 환경보호와 지역개발의 대립 구도를 넘어선다. 이 논쟁은 우리 사회의 정책 결정 과정이 얼마나 합리성과 숙의 민주주의에 기반하고 있는지, 그리고 장기적인 국가적 가치와 단기적 정치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국립공원은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자 생태계 보전의 핵심 공간이다. 이러한 국립공원의 미래가 정권의 입맛이나 특정 이익집단의 요구에 따라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간의 논란은 환경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피상적인 인식을 드러냄과 동시에, 갈등 조정과 사회적 합의 도출이라는 정치 본연의 기능 부재를 여실히 보여준다.
새 정부는 이제 이 소모적인 논쟁의 고리를 끊고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할 중대한 역할과 의무를 지고 있다. 단순히 사업을 강행하거나 백지화하는 이분법적 접근을 넘어, 설악산의 생태적 가치, 국립공원 관리 원칙, 그리고 정책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내용적 정당성 모두를 종합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지난 10년간의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교훈 삼아, 더 이상 국론 분열을 야기하지 않을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
정부는 눈앞의 정치적 유불리나 단기적 경제 효과에 매몰되지 말고, 설악산이 지닌 국가적·생태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또한 이번 기회에 국립공원 관련 정책 결정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고,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설악산 케이블카 논란에 합리적 마침표를 찍고, 우리 사회가 환경과 개발의 조화라는 더 큰 지혜를 발휘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2025년 6월 2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