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2조 개발사업에 대한 감사(監査)청구 (글/ 정인철 사무국장)

admin
2020-04-20
조회수 268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이하 동서고속화철도)은 총사업비 2조 2,840억 원이 투입되는 국책개발사업이다. 사업비는 전액 국비가 사용된다. 동서고속화철도는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태우 후보의 공약이었다. 이명박 정부까지 총 세 차례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했지만, 모두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이 났다. 그러다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공약으로 채택되었고, 박 후보가 당선되자 당시 기획재정부는 재 승인을 해줬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설악산국립공원 관통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조건부로 통과되었다. 현재는 사업 기본계획이 고시되었고, 사업자 오피셜로는 착공을 앞둔 상황이다.

동서고속화철도는 한 토건 한다던 이명박 정부도 쉽사리 손을 못 댄 사업이었다. 국책연구기관들은 중복투자로 교통량 분산과 수요한계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강원도에 양양고속도로와 강릉 KTX철도, 제2영동고속도로, 미시령국도, 양양공항 같은 교통기반시설이 구축되었기 때문에 적자 증대도 우려했다. 그래서 동서고속화철도는 선거용으로만 사용되는 개살구 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상황은 급변했고, 사업재추진에 급물살을 탔다.

2016년 7월 7일,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은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은 수십 년간 지역민들이 원하는데도 과거의 틀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던 사업이다. 이런 대형 사업들이 관광과 스마트 헬스케어 등과 시너지를 내도록 만들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다음날인 7월 8일에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를 통해 다시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한 결과,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어 사업 추진이 확정되었다”고 발표했다. 박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사업을 하루아침에 타당성 있는 사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국가 행정이라고는 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일이었다.

공익감사가 필요한 이유

문재인 정부도 위험성을 알고 있다. 정권 초기에는 환경부가 자연공원법상 불가피한 사유를 들어 국립공원 관통계획이라도 막고자 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면서 경제성과 타당성에서 부정적인 자세로 견지해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정치권이 총선을 앞두고 강원도에 힘을 실어주면서 사업을 검증할 기회가 사라졌다. 정부 내부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국고 낭비로, 사후 손실 비용으로 미래세대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부담인데도 말이다. 최근 한 걸음 더 나간 상황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월 사업비 2,000억을 또다시 증액시켜 총사업비를 2조 2,840억 원으로 확정했다. 나중 일은 될 대로 되라는 식이다.

올해 강원도가 미시령터널 통행량 급감으로 민자 시행사에게 지급한 손실보전금만 119억이다. 오는 2036년까지 추가로 3,673억 원을 더 보전해줘야 한다. 미시령터널 통행량이 급감한 이유는 서울~양양고속도로 건설에 따른 중복투자라고 나타났다. 동서고속화철도는 또 다른 중복투자를 하는 것이다. 강원도가 빚을 갚을 수 없는 디폴트(default)선언을 할까두렵다. 빨대효과(straw effect)는 또 어쩔 것인가? 지역 경제는 대도시인 속초로 종속되고, 주변 지역은 경제 독자성을 상실할 것이 자명한데 말이다. 동서고속화철도는 박근혜 말 한마디와 선거라는 착시를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비정상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검증이 필요하다. 국시모는 선거 직후 공익감사를 청구한다. 지난 2년간 전문가들과 충분한 내용을 검토해왔다. 사업자가 기본계획을 고시할 날만을 기다렸다. 우리는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설악산국립공원을 파괴하는 사업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감사원의 현명한 결정을 기다릴 것이다.

0 0